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2호기에서 핵분열로 발생하는 방사성 제논이 검출돼 재임계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재임계는 노심용융(멜트다운)된 핵연료가 연쇄 핵분열을 일으키는 상태로, 최악의 경우 또 다시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도쿄(東京)전력은 1일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격납용기내 기체를 추출, 방사성 물질을 측정한 결과 제논133과 제논135가 미량 검출됐다고 2일 밝혔다. 제논133과 제논135는 핵연료인 우라늄235가 핵분열할 때 발생하는 방사성물질로 반감기가 각각 5일, 9시간에 불과해 최근 핵분열에서 발생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격납용기 바닥에 떨어진 핵연료가 덩어리를 형성, 부분적으로 핵분열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며 “2일 새벽부터 핵분열을 억제하는 붕산을 주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전력 관계자도 “현재 원자로 주변 방사선량, 온도, 압력 등에 큰 변화가 없는 점으로 미뤄 위험한 상황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며 “압력용기에 냉각수를 주입하고 있고 2호기 압력용기 하부 온도도 76도 가량으로 냉온정지(100도 이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본 시민단체와 학자들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임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며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7, 8월 도쿄의 방사선 수치가 높아진 것도 후쿠시마 원전의 임계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본 시민방사능 측정국도 지난 달 초 후쿠시마와 미야기현에서 재배한 쌀에서 반감기 8일인 방사성 요오드 131이 검출됐는데 이는 9월말 후쿠시마 원전의 핵분열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오카모토 다카시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핵분열을 완전히 제어하지 않은 상태라면 냉온정지로 볼 수 없다”며 “핵분열을 일으키는 핵연료의 위치를 시급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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