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한국시간)로 예정됐던 2011~12 미국 프로농구(NBA) 정규리그 개막전은 언제 열릴지 기약이 없다. 이미 11월 일정은 모두 취소됐다. 시즌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단체협약(CBA)을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NBA는 지난 7월 직장 폐쇄를 선언했다. 4개월이 지났지만 타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NBA 노사 갈등의 원인은 돈이다. 구단주들은 공멸을 막기 위해서는 팀 재정을 개선하고 30개 구단간의 전력도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수단이 샐러리 캡(연봉상한제도) 강화와 BRI(Basketball Related Incomesㆍ경기 관련 총수익) 배분율 조정이다.
NBA는 현행 5,800만달러(약 650억원)의 샐러리 캡을 4,500만달러(약 540억원)로 낮추고 이를 초과했을 때 무는 사치세율을 현행보다 4배 높일 것을 주장하고 있다. 57(선수)대 43(구단)으로 배분했던 BRI는 50대 50으로 균형을 맞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선수 노조는 구단주들의 요구를 일정 부분 받아들일 수 있지만 BRI 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는 자세다. BRI 배분율을 53대 47까지는 양보하겠지만 50대 50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배수진’을 선언했다. BRI에는 선수들의 연봉이 포함된다. 연봉의 총액이 선수들에 할당된 BRI 배분율을 상회할 경우 초과액을 리그 측에 돌려줘야 한다. 선수들이 BRI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까닭이다. 샐러리 캡을 강화하고 BRI까지 대폭 양보할 경우 자신들의 손해가 너무 크다는 것이 선수 노조의 주장이다.
게다가 사치세율이 현행보다 4배나 오를 경우 속칭 ‘부자 구단’이라고 할 지라도 높은 연봉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구단들의 주장대로 CBA가 타결될 경우 선수들, 특히 고액 연봉자들의 타격은 엄청나다. 드웨인 웨이드(마이애미), 케빈 가닛(보스턴) 등 슈퍼스타들이 협상 테이블에서 데이비드 스턴 NBA 커미셔너에게 분노를 폭발시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직장 폐쇄가 장기화될 때 유리한 쪽은 사측이다. 노사 갈등으로 2004~05 시즌을 개최하지 못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경우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된다.
시즌 취소로 유럽으로 날아간 NHL 선수들은 한 시즌을 치른 후 결국 40퍼센트에 달하는 살인적인 연봉 삭감과 강화된 샐러리 캡을 받아들였다. NBA에서도 현재 데릭 피셔 노조위원장이 BRI 배분율 50대 50을 받아들이기로 스턴 커미셔너와 밀약을 맺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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