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짜리 초저가 음료가 커피시장을 흔들어 놓고 있다. 원두커피 전문회사인 쟈뎅이 편의점에서 파는 까페리얼. 출시 5년 만에 매출은 무려 140배나 늘어났다.
이 커피는 얼음 컵에 액상커피를 담아 마시는, 정확한 표현으로는 '커피음료'다. 여름철 편의점에서 점심식사를 끝낸 직장인들이 줄을 서서 사던 바로 그 아이스커피다. 한여름은 지났지만 지금도 편의점에서 이 커피를 사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올 들어 8월까지 까페리얼의 매출은 284억원에 달하고 있다. 개당 1,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2,800만개나 팔렸다는 얘기다. 쟈뎅은 이 제품의 폭발적 인기를 바탕으로 연간 최대 1,500톤의 원두를 로스팅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원두커피 생산 공장을 천안에 증축했다.
사실 커피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란 평가를 받는다. 스타벅스 커피빈 까페베네 등 커피 전문점에서부터 맥도널드 던킨도너츠 같은 패스트푸드점, 그리고 동네 커피 집까지 시장은 이제 커질 만큼 커진 상태다. 그런데도 쟈뎅의 까페리얼이 초고속성장을 거듭하는 이유에 대해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인데도 커피전문점 못지 않는 맛을 낼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요즘처럼 호주머니가 가벼운 때, 그렇지 않아도 점심값도 비싼데 5,000원에 육박하는 커피 전문점을 찾아가기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편의점으로 향하는 발길도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쟈뎅의 윤영노(63ㆍ사진) 회장은 "정직한 맛과 거품을 걷어낸 가격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우리나라 식품업계의 '명가' 출신이다. 크라운제과 창업주인 고 윤태현 회장의 아들로, 현재 크라운해태제과를 이끌고 있는 윤영달 회장은 그의 형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10년 여간 크라운제과에서 경영수업을 받던 그는 "우리나라의 커피문화가 뒤떨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에 유럽과 일본을 돌아다니며 '커피공부'를 시작했고, 84년 쟈뎅을 설립했다. 88년에는 국내 1호 원두커피전문점인 쟈뎅을 오픈했다. 거품없는 합리적 가격을 강조하는 윤 회장은 "많은 분들이 '남는 게 있느냐'고 물어본다"면서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는 원가 압박을 받고 있지만 당분간은 그 가격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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