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막말이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홍 대표의 거친 말은 지난달 31일 마련된 20대 대학생들과의 타운미팅 자리에서 쏟아졌다.
홍 대표는 이날 홍익대 앞 호프집에서 대학생 30여명과 맥주를 마시면서 대화하는 자리에서 "내가 겨우 3개월 전에 주류가 됐다. 그런데 꼴같잖은 게 대들고 X도 아닌 게 대들고. 이까지 차올라 패버리고 싶다. 내가 태권도협회장이다. 이걸 XX 줘패버려. 이런 생각이 들다가도 더러워서 참는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대표 취임 직후에 한 일간지 여기자를 향해 "그걸 왜 물어. 너 진짜 맞는 수 있다"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던 홍 대표가 대학생들 앞에서 욕설과 비속어를 섞은 험한 말을 쏟아내자 당 안팎에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대화에서 대학생 시절 미팅에서 이화여대생을 만났던 얘기도 꺼냈다. 그는 "내가 대구에서 가장 따라지인 Y고를 나왔는데 K여고를 나온 이대생이 미팅에서 만난 지 30초 만에 자리를 떠서 이대를 별로 안 좋아했다"며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이대 출신이거든. 전여옥한테 내가 '이대 계집애들 싫어하지' 이런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시절 하숙집 동료였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거명하면서 "당시나 지금이나 '야 이XX야'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홍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언급한 부분도 논란이 됐다. 그는 "(이 대통령은) 실용주의자다. 의리는 뒷전이고 내게 이익이 되느냐다. 내가 집권 초중반에는 (이 대통령에게) 이익이 안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 대표의 잦은 막말 논란에 대해 당내 의원들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홍 대표님 충정으로 말씀 드립니다. 대학생 미팅에서 '꼴같잖은 게 대들어' '패버리고 싶었다' 정말 이런 말씀을 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집권당의 얼굴이시고 대표이신데 이제 우리 천막쇄신 해야 하잖아요"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한 당직자는 "홍 대표가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맥주를 놓고 젊은이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일부 거친 표현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 자신도 "앞과 뒤를 싹 빼버리고 내 말이 소개됐다"고 해명했다.
막말 논란에도 불구하고 홍 대표의 소통 행보는 1일에도 계속됐다. 홍 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20~40대 금융인 20여명과 대화를 갖고 그들의 불만을 들었다. 젊은 금융인들은 저축은행 부실 사태와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 매각 과정을 거론하면서 금융 당국의 감독 기능 부실을 지적하고 개선책을 요구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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