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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고심 "위기 탈출 묘안 짜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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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고심 "위기 탈출 묘안 짜내라"

입력
2011.11.0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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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계열사들의 적자행진으로 사면초가에 처한 LG그룹이 한 달간의 '턴어라운드 프로젝트'수립에 들어갔다. 구본무 그룹 회장도 각 계열사들에 대해 강한 긴장감과 함께 상황반전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위기타개를 위해 어떤 카드를 뽑을 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내년은 ▦단기적 실적악화는 감수하고서라도 ▦약해진 기초체력부터 보강하고 ▦급하지 않는 투자나 지출은 억제하며 ▦신성장 동력발굴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으로 큰 방향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1일 LG그룹에 따르면 이날부터 한 달 동안 각 계열사 사장들은 구 회장에게 금년도 실적의 공과를 설명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보고한다. 이날 LG생활건강이 가장 먼저 보고를 한 데 이어 2일엔 LG상사가 뒤를 잇는다. 나머지 계열사들은 아직 정확한 보고날짜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최대 관심은 역시 전자계열사들이다. 그룹의 핵심인 전자 3총사(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현재 모두 적자상태다. 간판계열사인 LG전자는 스마트폰 대응지연의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3분기에 적자를 냈다. LCD 가격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역시 작년 4분기 이후 적자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회복은 쉽지 않은 상태다.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쌍두체제가 갈수록 고착화되는 구조여서, 획기적 히트폰을 내지 않는 한 역전이 힘들어 보인다. LCD 역시 TV시장부진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때문에 내년은 당장의 실적호전 보다는 '기초'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쏟겠다는 게 그룹 수뇌부의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전자는 이와 관련해 내년에는 한편으론 비용절감, 다른 한편으론 기술개발의 '투트랙 전략'을 편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브라질 공장 감원 및 휴대폰사업부문 인력재배치 등 부분적으론 인력절감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각에선 스마트폰 쪽에 올인하기 위해 일반휴대폰은 단종할 것이란 소문도 있지만 아직 수요자가 많은데다 생산시설 전환 등 복잡한 문제가 많아 그렇게 될 공산은 없다"고 말했다.

기초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소프트웨어 쪽 투자와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와 관련 LG전자 CEO인 구본준 부회장은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곧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소프트웨어 최고전문가들에 대한 파격적 지원을 약속했다.

전자와 함께 그룹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LG화학 역시 경기침체의 후폭풍을 맞고 있다. 3분기에 사상 최대매출(5조8,859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7,243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화학분야는 워낙 세계경기에 민감한 업종이기 때문에, LG화학 역시 대규모 투자는 미뤄놓은 상태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이와 관련, "시장 상황이 어찌 될 지 몰라 현금 보유를 늘리기 위해 신사업 등 전체 투자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LG 관계자는 "이번 업적보고는 그룹 차원에서 전기자동차처럼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며 "구본무 회장이 9월에 위기일수록 좋은 인재를 채용하라고 강조한 만큼 인위적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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