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5일 평양에서 열리는 월드컵 3차 예선전 북한-일본 경기 관람을 위해 일본 응원단과 취재진 등 150여명의 방북을 허용했다고 일본 언론이 1일 보도했다.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이 같은 사실을 전해왔다며 "일본 측에서는 일본 대표 선수단과 동행 취재진, 일본축구협회 공식 투어에 참가하는 서포터스에 한해 북한 입국을 특례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2006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경제지원 등 교류를 중단했고, 자국민의 북한 방문도 원칙적으로 금지해왔다. 특히 2008년 8월 북일 실무자협의에서 일본인 납치자 문제 재조사를 조속히 실시하기로 합의하고도 일본 내각이 자주 바뀌며 협의가 흐지부지해진데다 북한도 납치 문제 재조사에 불응하면서 공식 접촉이 끊어졌다.
하지만 최근 일부 응원단이 개별적으로 중국을 통해 비자를 발급받아 방북할 움직임을 보이자 정부가 이번 경기에 한해 방북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축구협회도 이날 니시테쓰여행사 등을 통해 150명 가량의 투어팀을 모집했으며 14일 하네다, 간사이, 나고야 공항을 출발해 베이징(北京)을 경유, 북한에 입국한 뒤 16일 귀국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일본 축구대표팀은 1989년 6월 이탈리아 월드컵 1차 예선을 비롯해 평양에서 3차례 경기를 가졌는데 대규모 응원단이 파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지무라 관방장관은 특례조치 이유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높고, 정부로서도 (일본 대표가) 이기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일본 정부가 이번 조치를 취한 것은 향후 월드컵과 올림픽 유치활동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으려는 의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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