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의 투수 4관왕 윤석민(25ㆍKIA)과 타격 3관왕 최형우(28), 그리고 한국시리즈 MVP 오승환(29ㆍ이상 삼성)이 2011시즌 프로야구 최고 선수 자리를 놓고 마지막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일 올해 정규시즌 MVP 후보와 신인왕 후보를 확정, 발표했다. 이들 3명과 함께 이대호(29ㆍ롯데)까지 4명이 영광의 타이틀에 도전한다.
윤석민은 올시즌 다승(17승), 평균자책점(2.45), 탈삼진(178개), 승률(0.773)까지 4관왕을 독식하며 명실상부한 특급 에이스로 떠올랐다. 150㎞를 웃도는 강속구에 140㎞대의 초고속 슬라이더로 마운드를 평정하며 데뷔 7년 만에 '커리어 하이'시즌을 보냈다. 투수 4관왕은 1996년 한화 구대성 이후 15년 만이며, 선발 투수로 4관왕을 차지한 건 1991년 선동열 KIA 감독 이후 20년 만이다.
윤석민이 가장 앞서 있는 듯 보였던 MVP는 삼성의 우승으로 접전이 예고되고 있다. 정규시즌 성적만을 잣대로 삼는 것이 맞지만, 팀 성적과 가을 활약도도 무시할 수 만은 없다. 최형우는 올해 홈런(30개)과 타점(118개), 장타율(0.617) 등 타격 3관왕을 차지하며 지난해 7관왕에 오른 이대호의 독주를 저지했다. 특히 삼성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짓던 8, 9월에만 10개의 홈런을 몰아쳐 팀 성적의 일등공신이다. 또 8개 구단 타자 중 가장 많은 18개의 결승타를 때려내며 '해결사'의 면모를 과시했다. 무엇보다 5년 만의 팀 우승을 이끈 프리미엄을 안고 있다.
삼성의 또 다른 후보인 오승환은 올시즌 54경기에 등판해 1승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이라는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마무리 투수라는 보직의 한계와 아쉽게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48세이브) 달성에 실패하면서 MVP 경쟁에서도 약간 밀리는 양상이었지만 10월에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3세이브를 수확하며 생애 두 번째 MVP를 차지한 것. 오승환이 MVP를 차지하면 프로야구 사상 첫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MVP'의 주인공이 된다. 그러나 한번도 없었다는 점이 오승환의 '2관왕'등극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은 표가 분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후보 단일화'를 고심했으나 이미 선정된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을 제외하는 일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우승 직후 "(최)형우에게는 미안하지만 (오)승환이를 밀어주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오승환 지지를 선언했다. 따라서 삼성 구단에서도 단일화는 아니지만 공개적으로 투표인단에게 오승환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MVP인 이대호는 타율(0.357)과 최다안타(176개), 출루율(0.433) 1위를 지키며 명불허전의 기량을 과시했지만, 팀의 플레이오프 탈락과 경쟁자들의 압도적인 성적에 다소 밀리는 모양새다.
한편 신인왕은 배영섭(25ㆍ삼성)과 임찬규(19ㆍLG)가 후보에 오른 가운데 '중고신인'배영섭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09년 데뷔해 올해 첫 풀타임을 뛴 배영섭은 타율 2할9푼4리에 도루 33개를 기록했다. 9월 말 왼 손등을 다쳐 규정 타석을 채우진 못했으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2타점 적시타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임찬규는 9승6패7세이브에 평균자책점 4.46을 남겼다. 10승 도전을 위해 시즌 막판 선발로 두 차례 나섰으나 오히려 평균자책점만 까 먹는 역효과를 내고 말았다.
MVP와 신인왕은 7일 오후 2시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프로야구 출입 기자단 투표로 결정된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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