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국가과도위원회(NTC)가 임시 총리에 공학자 출신 압델 라힘 알키브를 선출했다. 알키브 총리는 투표에 참여한 NTC 위원 51명 중 26명의 지지를 받아 하피즈 고가 NTC 부위원장과 알리 타르후니 석유장관 등 유력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임시 총리 자리에 올랐다. 잘랄 엘 갈랄 NTC 대변인은 "NTC가 전시 상황에서 구성됐기 때문에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면 새 임시정부를 구성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알키브 총리는 "인권을 존중하는 국가 수립에 역점을 두겠다"며 "과도정부 구성원 간에 긴밀한 협력으로 국가 안정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1950년 트리폴리 명문가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하고 아랍에미리트(UAE) 소재 석유연구소 등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2005년에는 리비아에 국제에너지기술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는 카다피 정권에 반대해 수십 년간 외국에 머무르다 2월 시민봉기가 일어나자 바로 반 카다피 진영에 합류했다. AFP통신은 알키브 총리가 에너지 부문에서 경력을 쌓은 점과 그가 NTC에 제공해온 아낌 없는 재정 지원이 총리 선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리비아 과도정부가 발표한 민주정부 수립 로드맵에 따르면 알키브 총리가 이끄는 새 임시정부는 2주 안에 내각을 꾸리고 8개월 후 선거를 실시해 제헌 국민의회를 구성하게 된다. 국민의회가 두 달 안에 정부를 구성하면 새 정부는 제헌위원회를 조직해 헌법초안을 마련하게 된다. 정부가 국민투표를 거쳐 헌법을 확정하고 한 달 안에 선거법을 마련, 6개월 이내에 총선을 실시하면 민주정부 수립을 위한 일정이 끝을 맺는다. 알키브 총리는 국민의회가 첫 회기를 시작하면 총리에서 물러날 계획이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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