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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붐이 꺼진다… 내장객 줄며 10곳 중 1곳 적자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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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붐이 꺼진다… 내장객 줄며 10곳 중 1곳 적자 시달려

입력
2011.11.0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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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돼 온 골프산업의 쇠퇴 조짐이 뚜렷하다. 골프 붐을 이끌었던 베이비붐(1955~63년생)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골프인구가 정체를 보이는데도 MB 정부의 규제 완화를 틈타 골프장이 우후죽순 들어선 탓이다. 수도권 명문 골프장의 회원권 시세는 최근 4년 새 반토막 났고, 내장객이 줄면서 10곳 중 1곳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관련기사 4면

1일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13.8%)을 제외하고 전년 대비 최고 24.7%의 증가세를 보이던 골프장(회원제) 내장객 수가 2009년 1,823만명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2.6% 줄어든 1,776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엔 6월 말 현재 774만명에 불과해 1,600만명을 넘기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골프장은 계속 늘어 현재 운영 중인 곳이 435개(퍼블릭 포함)에 달하며,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인허가를 추진 중인 골프장도 각각 95개, 80개나 된다. 이처럼 골프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경영실적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지난해 114개 회원제 골프장의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영업이익률이 전년보다 7.4%포인트 하락한 11.8%에 그쳤다. 2002년(27%)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적자 골프장도 2009년 15개에서 지난해 33개로 급증했고, 올해엔 50여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회원권 시세도 폭락하고 있다. 명문 골프장으로 꼽히는 경기 가평베네스트와 남촌의 회원권 값은 2007년 초(17억~19억원)의 반토막에도 못 미치는 7억원대에 거래되고 있고, 13억5,000만원이던 렉스필드는 6억1,000만원까지 주저앉았다. 경영난에 시달리다 매물로 나온 골프장만도 20여 곳이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수익성 악화를 못 이겨 매물로 나온 골프장이 올해 수천 억원 규모였지만, 내년엔 최소 3조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골프 붐이 가라앉은 원인으로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력 감소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가속화를 꼽는다. 또 요즘 젊은 세대가 돈과 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골프를 외면하는데다 과잉 공급을 우려할 정도로 골프장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김태연 한국골프대학 스포츠산업경영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에 따른 회원권 분양 저조와 내장객 감소, 골프장 급증 등의 영향으로 골프장 경영 여건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며 "일본 골프장들이 회원들의 입회금 반환을 견디지 못해 줄도산했던 만큼, 국내 골프장들도 최근 확산 조짐을 보이는 입회금 반환 요구에 대비하지 못할 경우 연쇄 부도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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