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 셋의 할머니와 일흔의 할아버지가 반 년 전에 만났다. 뜨거운 마음을 품은 이들은 부부가 됐다. 성격도 잘 맞고 서로 잘 이해해 젊은 부부 못지않은 깨가 쏟아지는 신혼을 즐기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이성을 보고 설레는 마음은 똑같다. 노인들에게도 젊은이들 못지 않은 욕망과 사랑이 존재한다. 사랑은 청춘의 전유물이 아니다. 2일 EBS 다큐 프라임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는 노년의 사랑에 관한 보고서다.
제작진은 사례 연구를 위해 한 달간 실버 미팅에 참가할 60대 이상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집해 이들의 마음 변화를 카메라에 담았다. 이들이 미팅에 나선 이유는 단 하나, 외롭기 때문이었다. 이성 앞에서 잘 보이려는 태도, 마음에 드는 상대를 지목하고 짝을 이루는 과정은 젊은이들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노인들의 사랑은 젊은이들만큼 쉽게 성사되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자식들이나 사회의 따가운 눈초리다.
일흔 일곱 최운갑 할아버지는 사별 후 마음에 드는 할머니를 만났다. 2년 간 교제하며 여생을 함께하고 싶은 상대라고 생각했지만 자식들의 반대가 심했다. 재산 때문이었다. 결국 좋아하던 상대도, 자식도, 재산도 잃은 할아버지는 이제 희망을 갖기에 너무 늦었다고 이야기한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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