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룡 구글이 방송영역으로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자회사 유튜브를 통해 방송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인데, 장기적으론 방송시장에 대지각 변동이 올 수도 있다는 평가다.
3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유튜브는 가수 마돈나, 농구스타 샤킬 오닐 등 유명인사와 손잡고 온라인 채널 100여 개를 개설, 프로그램을 내보 낼 예정이다. 할리우드 제작사, 미디어 회사 등 76개 회사가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하고 하루 25시간 분량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구글은 제작사와 유튜브 광고수익을 나누고, 제작비를 일부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청자들은 통상 케이블방송 채널에서 보던 패션, 뷰티, 요리, 스포츠, 음악, 건강 등 19개 분야의 프로그램을 유튜브 채널을 아무 때나 접할 수 있게 된다. 프로그램은 각 분야 전문가가 직접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는데 예컨대 댄스 채널은 마돈나가, 스포츠 채널은 스케이트보드 선수 토니 호크가 맡는 식이다. 이 밖에 배우 애쉬튼 커처, 가수 제이지, 할리우드 배우들의 트레이너 질리언 마이클스, 대체의학 권위자 디팍초프라 등도 대거 구글 방송에 참여한다.
구글은 유튜브를 종래의 동영상공유 사이트에서 사실상 방송프로그램 채널로 바꿔나간다는 구상. 구글 관계자는 "처음에는 네티즌들이 제작한 영상이 주요 콘텐츠였지만 방송 채널로서도 영향력을 충분히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동영상 제공이라는 특성을 더욱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유튜브상의 채널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지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유튜브에 새롭게 생기는 100여개의 채널은 올 가을부터 내년 중순까지 순차적으로 출범될 예정이다.
케이블 방송사를 비롯 텔레비전 네트워크 업계에서는 구글의 행보 탓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모바일까지 사업 영역을 무한대로 확장하고 있는 구글이 방송시장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수도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기존 아마추어 동영상을 제공할 때도 네티즌의 관심을 모았는데 전문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내보낸다면 방송시장의 지각변동은 불가피 할 것"이라면서 "구글의 견고한 방문자수는 방송 흥행의 보증수표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구글은 콘텐츠 제작사들에게 광고수익 55%를 지급하기로 한 상태. 또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미 약 1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제작자들에게 콘텐츠 제작비용으로 사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콘텐츠 제작자들도 케이블을 떠나 구글 쪽으로 쏠려, 결국 구글은 양질의 콘텐츠까지 확보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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