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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말고 빌릴까… 침대 매트리스 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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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말고 빌릴까… 침대 매트리스 새바람

입력
2011.10.3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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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결혼을 앞두고 혼수 준비에 여념이 없는 예비주부 김선경(30)씨는 최근 홈쇼핑에서 침대 매트리스를 렌탈했다. 3년간 매달 3만5,000원씩 모두 126만원 정도를 내면 그 다음엔 자기 것이 되는 게 마음에 들었다. 비슷한 다른 회사 제품의 가격대가 200만원 안팎이어서 빌리는 게 돈도 아낄 수 있고, 렌탈 기간 내내 넉 달마다 한번씩 무료 살균 서비스를 해주는 것도 좋았다. 김씨는 "신랑이 비염으로 고생하는데 청소하기 힘든 매트리스의 위생 관리를 할 수 있어 렌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국내 렌탈 시장에 새 바람이 일고 있다. 정수기와 비데 등이 중심이었던 기존 렌탈 시장이 안마의자와 맞춤식 실내정원 제품 등으로 확대되더니, 최근 침대 매트리스 렌탈까지 등장했다. 돌풍의 주역은 렌탈 시장의 리더인 웅진코웨이. 이 업체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시작한 침대 매트리스 렌탈 사업이 예약 접수 첫날 1,800여개에 달했고, 2주일 만에 4,000개를 돌파해 준비했던 물량이 조기 매진됐다. 침대 업계 최강자인 에이스침대의 월 판매량이 약 1만5,000개임을 감안하면 약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웅진코웨이의 초반 매진사태는 렌탈 사업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변화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많다. 고물가로 인해 실용적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선'소비'보다 '사용'을 중시하는 인식도 강해져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것. 관련 업계에 따르면 렌탈 시장의 규모는 2007년 연간 3만건 정도에서 지난 해에는 16만건으로 5배 이상 늘었다. 금액으로 봐도 2009년 5조원 수준이던 시장 규모가 올해는 10조원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트리스 렌탈이 인기를 끌면서 에이스침대가 독주하는 기존 침대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지 여부도 주요 관심사. 국내 침대시장은 약 8,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선두 에이스침대가 약 29%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2, 3위권인 시몬스와 대진침대도 안성호 에이스침대 사장의 가족들이 이끌고 있어 세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50%에 육박한다.

문제는 침대시장의 과점화와 함께, 제품 고급화가 진행되면서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게 됐다는 점. 요즘 프레임과 매트리스를 합한 고급형 침대를 하나 사려면 최소 400~500만원이 훌쩍 넘는 게 보통이다. 이 틈을 비집고 가구시장 1위인 한샘이 최근 가격을 낮춘 제품을 앞세워 침대 사업에 본격 가세,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경우 이름있는 브랜드 제품은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 불만이 많았다"며 "이번에 선보인 매트리스 신제품 컴포트아이는 타사 제품보다 20~30% 낮은 가격"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의 고착된 침대 시장에 중저가를 내세운 신규 중견 업체는 물론이고 렌탈 업체까지 진출하면서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며 "그러나 어떤 흐름이 앞으로 시장을 주도할 지는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웅진코웨이와 한샘 등 중견 기업들의 참여로 침대 시장에서 영세업체들의 설 자리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중저가 침대 시장의 경우 수 백개의 영세 업체들이 약 40%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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