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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진통/ 외통위, 한미FTA 놓고 일촉즉발… 끝내 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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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진통/ 외통위, 한미FTA 놓고 일촉즉발… 끝내 산회

입력
2011.10.3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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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31일 하루 종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둘러싸고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한미 FTA의 소관 상임위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선 여야 의원 간 대치로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가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한미 FTA의 핵심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둘러싼 여야간 막판 절충이 결렬된 직후인 오후 5시50분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외통위 회의실에 가장 먼저 나타났다. 이후 여야 의원 40여명이 외통위로 몰려들었다. 외통위원장실 측은 오후 6시 이후엔 문을 안에서 잠근 채 외통위원들만 출입시켰다. 게다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국회 경위 10여명이 입장하면서 위원장실과 위원장비서실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야당 의원들은 소회의실 문 앞을 '인간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가로막았고, 외통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단 위원장실에서 개의를 기다렸다.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오후 6시 30분 질서유지권을 발동, 개의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통보하자 야당 당직자와 보좌진들도 외통위 주변에 집결하면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흘렀다.

남 위원장이 소회의실로 향하려고 하자 야당의 여성 의원들은 "회의를 포기하라"고 요구해 양측 간에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여야 의원들의 실랑이가 계속되자 남 위원장은 오후 7시30분 회의실 밖으로 나와 "물리적 충돌을 야기하면서까지 더 이상 회의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대치 상황은 일단락됐다. 민주당과 민노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밤부터 당번을 정해 외통위원장실에서 철야농성을 하면서 한나라당의 기습 처리에 대비하기로 했다.

앞서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한미 FTA 비준안은 여야 간 물리적 충돌이 없이 처리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정부와 한나라당, 민주당은 전날 심야 마라톤협상에서 농ㆍ수ㆍ축산업 등 피해 산업 지원 대책과 ISD에 대한 절충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ISD가 걸림돌이었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당내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여야정 합의문 내용을 설명하고 추인 받으려 했으나, 지도부와 의원들은 "피해산업 지원 대책 부분에 대해선 긍정 평가하지만 독소조항의 핵심인 ISD 폐기 여부에 대한 재협상이 없이는 수용할 수 없다"고 추인을 거부했다. 결국 민주당은 ISD 절충안 대신 '선(先) ISD 조항 폐기를 위한 재협상 착수, 후(後) 비준안 처리'라는 새로운 입장을 정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내 강경파인 정동영 최고위원은 "ISD 조항 폐기만 해결되면 국회 전원위원회에서 표결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의총을 정회한 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를 다시 만나 "이명박 대통령이 이달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ISD 조항 재협상을 요구하고 답변을 가져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의원총회와 지도부ㆍ외통위원 긴급 연석회의를 열어 민주당의 새로운 요구에 대해 논의한 끝에 수용 불가 입장을 확인했다. 남 위원장도 민주당의 새로운 요구에 대해 "그게 대안이냐 억지지"라며 "민주당의 요구는 사실상 재재협상을 하자는 얘기 아니냐"고 반박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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