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교나 신문을 읽는 학생은 많다. 또 신문을 교재로 스크랩, 글쓰기를 하는 학교도 비교적 흔하다. 하지만 한 달에 1회씩 선생님이 신문에서 토론거리를 찾아 제시하면 그 주제에 대해 치밀하게 연구하고 준비하여 주제 발표, 원탁 토론을 하는 학교는 별로 없을 것이다.
구현고 NIE 토론 동아리는 바로 이런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 다룬 주제들을 살펴보면 구현고 NIE 토론 동아리의 진지함을 느낄 수 있다. '리비아 사태에 대한 고찰' '일본 대지진의 영향' '카이스트 학생의 자살과 성적 경쟁 스트레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타난 사회 현상과 대중 심리' 등 국내외를 넘나드는 다양한 주제로 토론하면서 사회 현상에 대한 이해력을 넓히고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구현고 NIE 토론 동아리의 특징을 살펴보자면, 모든 학생들이 발표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녹화하고 수시로 사진도 찍는다. 발표가 끝나면 동영상과 사진을 보면서 다른 학생의 발표 자세와 태도에 대해 조언을 하고 칭찬한다. 이 피드백 과정을 통해 자신의 주제 발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다음에는 더 나은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학생들은 1년 동안 찍은 동영상이나 사진을 편집해 책자도 만들고 CD도 제작하며 그간의 활동을 돌아본다.
학생들에겐 여러 변화가 생겼다. 우선 학생들이 신문을 좀 더 분석적으로 읽게 되었다. 신문을 잘 읽지 않고, 읽더라도 스포츠나 연예 지면만 흥미거리로 보던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과 토론하면서 자신의 부족한 면을 스스로 깨닫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철저히 신문을 분석하고 생각하면서 읽게 되었다.
둘째, 자신감이 없거나 말하는 태도가 바르지 못했던 학생들이 점차 논리적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법을 배워 나가기 시작했다. 또 토론 준비를 위해 신문을 보고 분석하는 내용이나 자신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대단히 향상되었다. 이런 결과가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언어 독해력이나, 논술 능력 등이 부수적으로 향상돼 학교 성적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학교 생활에서 얻은 자신감이 자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뿌듯하다.
만약에 신문이라는 교재가 없었다면 학생들이 시사적인 문제를 다루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고 글의 모범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NIE를 활용한 토론학습은 학생들의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주고 논리적 글쓰기 능력 향상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박찬명 서울 구현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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