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귀신 쫓는 할로윈 축제(10월 31일)에 '빚'이 가장 공포스런 괴물로 등장했다. 국가채무가 이날 경제규모를 추월하기 때문이다.
미 경제분석국은 2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15조120억달러, 국가채무는 14조9,510억달러로 집계하고 있다. 31일 재무부가 예정된 채권을 발행하면 채무는 GDP를 넘어서게 된다. 미 언론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부채가 GDP를 추월, 미국이 일본 이탈리아 그리스처럼 1년간 생산한 부(富)보다 빚이 더 많은 국가로 전락하게 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국제통화기금(IMF)을 인용해 5년 뒤인 2016년에는 미국인 한 사람이 안게 될 평균 빚이 연 소득보다 8,000달러나 더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의 3분기 경기 실적이 예상외로 좋게 나와 실제로 빚이 경제규모를 앞지르는 시점은 조금 늦춰질 것 같다. 상무부가 27일 발표한 3분기 GDP는 전기 대비 2,000억달러(2.5%) 정도 늘었다. 미 초당적 정책센터(BPC)는 "GDP 기준을 2분기로 하면 부채율이 100%가 되지만 3분기로 하면 국가채무가 2,600억달러 더 늘어나야 GDP를 초과하게 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매달 1,000억달러 이상을 쌓이는 추세로 볼 때 국가채무가 GDP를 추월하는 시점은 연말이나 내년초로 예상된다. 물론 경제회복이 지속되면 시기가 더 연장될 수 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집행유예 기간을 얻어 할로윈 축제에 쏟아질 뻔 했던 악재 뉴스에서 벗어났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부채율은 수치상으로 GDP 대비 98%에 달해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유로화 사용하는 17개국)보다 여전히 높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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