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친구 이태원에서 꽤나 유명해요."
봉황기 초대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백상자이언츠 남정빈(33)은 동료들의 자랑이다. 그의 직업은 음악 감독. 주로 패션쇼에서 음악 연출을 했다는 남씨는 현재 이태원 주변 클럽에서 DJ로 뛰고 있다. 남씨는 "직업 특성상 밤에 주로 일하기 때문에 낮 경기가 조금은 피곤하다"며 "대회가 있을 때는 가급적 경기 전날 일을 하지 않는다. 일보다는 야구가 우선이다"고 웃으며 말한다. 야구와 음악의 공통점은 '리듬'이라고 당당히 말하던 그가 마침내 일을 냈다.
남씨는 3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성현건설과의 결승전에서 8-8로 맞선 7회말 1사 만루에서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터트리며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지만 오히려 마운드에서 더욱 빛났다. 남씨는 팀 에이스 안인철이 4와3분의2이닝 동안 8실점(4자책)하며 강판된 뒤 남은 2와3분의1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으며 역전승의 밑거름이 됐다.
경기 후 남씨는 "마지막 타석에서 외야 플라이를 치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운이 좋았다. 너무 기쁘다"고 밝게 웃었다. 남씨는 이어 "상대 주자들이 도루를 많이 해 구원 등판했을 때는 퀵 모션을 빨리 하려 했다. 오늘은 모든 게 잘 풀렸다"며 "가장 큰 규모의 사회인야구대회에서 우승해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내년에도 반드시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인천=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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