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재정위기의 충격이 내수경기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됐다. 지난달 서비스업 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내수 지표들이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기업들의 사업전망도 2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국내 실물경기는 수출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내수경기를 대표하는 서비스업 생산은 8월보다 1.6% 감소하며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달 주가 폭락에 따른 자산 감소와 고물가 탓에 도ㆍ소매(-3.4%)와 금융ㆍ보험업(-2.9%) 등이 위축된 결과다.
소비(소매판매)도 3.2% 줄면서 두 달 연속 뒷걸음질쳤다. 특히 경기에 민감한 내구재(컴퓨터ㆍ통신기기ㆍ가전제품 등) 판매는 5.9%나 감소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기업 투자를 위축시켜 설비투자(-2.0%) 역시 마이너스로 반전됐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 상승(8월 80.4%→81.3%)과 수출용 출하 증가(5.2%) 등에 힘입어 주요 지표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세로 반전한 광공업생산(1.1%)이 그나마 위안거리. 하지만 이마저도 반도체 수출 급증(7.3%)을 제외하면 기계장비(-6.6%), 자동차(-1.7%) 등이 감소한데다 가뜩이나 심한 수출의존도를 더욱 높이는 신호여서 반갑지만은 않다.
이에 따라 경기의 최근과 향후 흐름을 나타내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 전월차 -0.8포인트)와 선행지수(전년 동월비 -0.4%포인트)도 5개월 만에 동반 하락했다.
중소ㆍ내수기업의 체감경기는 이미 바닥 수준이다. 이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현황'을 보면 국내 제조업체의 11월 업황전망 BSI(82)는 2009년 8월(80) 이후 2년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BSI가 기준치(100) 이하면 경기를 안 좋게 보는 기업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특히 10월과 11월의 중소(86→80)ㆍ내수기업(90→81)전망치가 대기업(87→87)ㆍ수출기업(80→84)과 반대로 움직여 훨씬 충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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