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장비를 활용해 한국어시험에서 조직적으로 부정행위를 저지른 중국인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세계한국말인증시험(KLPT)에서 일명 스파이캠과 무선이어폰을 동원해 부정행위를 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방해 등)로 중국인 마모(22)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중국인 유학생 양모(23)씨 등 2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남 A대학을 졸업한 마씨 등은 이달 23일 광주 A대에서 치러진 올해 마지막 KLPT 시험장에 한국어가 능숙한 재중동포 대학생 한모(21)씨를 들여보내 정답을 외부로 유출한 뒤 사전에 30만~35만원씩 사례비를 받은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무선이어폰으로 알려준 혐의다.
이들은 한씨가 실시간 영상 송신이 가능한 단추 모양의 스파이캠을 상의단추처럼 부착한 뒤 답안지를 촬영하면 영상을 수신한 외부 차량에서 크기 8㎜짜리 무선이어폰을 착용한 채 시험을 치르는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답을 알려줬다. A대에는 고사장 한 곳 당 감독관이 2명씩 있었지만 수능이나 토익시험에서 볼 수 있는 금속탐지기는 배치되지 않았다.
앞서 마씨 등은 지난달 18일 서울의 한 대학에서 치러진 국립국제교육원 주관 한국어능력시험 (TOPIK)에서도 여권 신분증 수험표를 위조해 서울 명문대 재학 중인 중국동포가 대리시험을 치르게 했다.
경찰은 KLPT나 TOPIK에서 일정등급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졸업이 가능한 대학들이 있는 점으로 미뤄 중국인 유학생들이 개입된 유사한 부정 행위가 관행적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이미 치러진 한국어시험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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