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가 증거물을 없애려고 파출소 화장실 변기에 돈다발을 버리는 바람에 변기가 막히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다.
31일 전북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류모(46ㆍ경기 파주시)씨는 30일 오전 3시10분께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 펜션에 들어가 잠을 자던 임모(54)씨 부부를 둔기로 때려 현금과 상품권 등 113만2,000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았다.
하지만 배가 끊겨 도망갈 곳이 없던 류씨는 펜션에서 50m정도 떨어진 바위 뒤에 숨어 있다가 1시간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혔다. 선유도파출소로 연행된 류씨는 갑자기 “볼일을 보고 싶다”면서 경찰관과 동행해 파출소 화장실로 갔다. 그런데 화장실에 들어간 지 20~30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자 수상하게 여긴 경찰관이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류씨가 양변기에 돈뭉치를 넣고 물을 내리고 있었다.
결국 배관공까지 데려와 막힌 변기를 뜯고 젖은 1만원권 27장과 5만원권 11장, 1,000원권 12장, 10만원권 수표 1장, 10만원권 백화점상품권 2장을 회수했다.
경찰은 이 돈을 임씨에게 돌려주고 류씨에 대해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군산=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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