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잠실벌이 술렁이고 있다. 삼성과 SK가 31일 오후 6시 장소를 잠실구장으로 옮겨 한국시리즈 5차전을 펼친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우승을 눈 앞에 둔 삼성의 5년 만의 정상 탈환일까, 아니면 SK의 벼랑 끝 기사회생일까. 두 팀은 잠실구장에서 중립경기로 열리는 5~7차전은 자신들의 안방에서 열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차우찬-고든의 어깨에 운명을 건다
삼성의 왼손 에이스 차우찬(24)과 SK의 외국인투수 브라이언 고든(33)이 팀의 운명을 걸고 출격한다. 차우찬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구위가 너무 좋다"는 이유로 선발 대신 필승 계투진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1차전에서 2-0으로 앞선 5회 등판해 3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곁들이며 퍼펙트로 막아 내 류중일 감독의 기대에 화답했다. 차우찬은 올해 SK전에서 선발로는 4차례 등판, 1승1패에 평균자책점 2.39의 괜찮은 성적을 남겼다. 정규시즌 종료 후 약 20일간 충분한 휴식을 취했고, 1차전에서도 36개만 던진 뒤 5일이나 쉬어 몸 상태도 최상이다.
고든은 KIA와의 준플레이오프부터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5경기에서 2승1패에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다. 특히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부터는 불펜으로 전환해 지친 허리진에 큰 힘을 보탰다. 올시즌 성적은 6승4패에 평균자책점 3.81. 삼성전에는 선발로 나선 적은 없고, 지난 3일 대구 경기에 한번 구원으로 등판해 2와3분의2이닝 3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약속의 땅 잠실로
양팀은 올해 잠실구장에서 재미를 봤다. 삼성은 잠실구장에서 13승5패, 평균자책점 2.91을 올렸다. 승률이 무려 7할2푼2리나 된다. 시즌 승률은 6할1푼2리(79승4무50패).
선발 차우찬(4승, 평균자책점 3.09)을 비롯해 안지만(3승, 평균자책점 0), 윤성환(2승, 평균자책점 3.32), 오승환(7세이브, 평균자책점 0.90) 등이 잠실구장에서 강점을 보여줬다. 타자 가운데는 최형우가 타율 3할5푼9리에 2홈런 15타점으로 강했다.
SK도 잠실구장을 홈구장처럼 사용했다. 성적은 11승8패로 삼성에 조금 뒤지지만 평균자책점은 2.95를 기록할 만큼 투수들이 잠실벌에서 신바람을 냈다. 송은범과 고효준, 박희수 등이 잠실에서 2승씩을 올렸다. 타자 중에서는 3번 최정이 타율 3할3푼3리에 2홈런 8타점으로 '잠실 사나이'로 불렸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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