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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정규직 600만명 시대의 불안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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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정규직 600만명 시대의 불안한 삶

입력
2011.10.3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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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비정규직 보호법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편법적용 사례가 늘어나면서 청년층 중심의 비정규직이 50대 이상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밝힌 비정규직 근로자는 599만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5.4% 늘었다. 전체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33.3%에서 34.2%로 높아졌다. 보호법의 목적이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에 있으나 체감 격차는 줄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삶은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급여 차이가 개선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비정규직의 월평균 급여는 정규직의 절반 수준, 56%에 불과하다. 기껏 1.0%p 감소했다지만 실제 수입과 근무환경은 나아지지 않았다. 시간외 수당이나 유급휴일 등은 오히려 열악해졌고, 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65% 수준이지만 비정규직은 여전히 40%선을 맴돌고 있다.

통계청이 내놓은 수치에서 사회적 문제가 되는 비정규직의 상당수가 빠져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정규직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사실상 비정규직인 사내 하도급 직원, 정규직ㆍ비정규직 분류조차 애매한 중소 자영업체 종업원 등은 통계에서 아예 제외돼 있다. 이러한 근로자가 200만명이 넘는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더하면, 실제 비정규직 종사자는 8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비정규직 가운데 대졸 이상 학력자가 30%, 50대 이상 연령층이 35%를 넘어섰다는 점도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이유다.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지 않을 정부 여당은 얼마 전 '상용형 파견노동자 보호'를 대책으로 들고 나왔다.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단기적 땜질 처방인데다 편법의 여지만 넓히게 될 뿐이다. 비정규직 보호법의 취지에 따라 정규직ㆍ비정규직 사이의 문턱을 최소화하고, 업적과 능력에 따라 임금기준을 매기는 근본적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법 시행 후 4년이 넘도록 무엇을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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