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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카드사업 분리에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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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카드사업 분리에 '경고음'

입력
2011.10.3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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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예정이던 우리금융지주의 카드사업 분리(우리카드 출범) 방침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는 30일 "우리은행 농협 산업은행 등이 서로 카드사업을 하겠다고 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카드업계 과당경쟁 등으로 신용카드 발급 숫자가 2003년 카드대란 때를 능가하는 등 최근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데, 정부가 다수 지분을 소유한 은행과 국책은행이 앞다퉈 카드사를 만드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위의 다른 관계자도 "우리금융의 카드사업 분사가 이르다는 시각이 (금융위 내부에서) 다수를 차지한다"며 "최근 카드업계 상황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부정적 언급은 신용카드 발급 남발로 가계 빚에 대한 경고음이 잇따라 울리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금융당국은 올해 안에 발표할 신용카드 구조개선 종합대책에 전업카드사(독립법인)의 영업을 억제하는 내용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업카드사 추가 허용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하나SK카드와 KB국민카드의 분사로 전업카드사가 벌써 7곳으로 늘었다"며 "농협과 우리은행이 내년에 카드 부문 분사를 하게 되면 카드 발급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예정대로 우리카드 분사를 의결했지만, 설립인가권을 쥔 금융위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직 설립 예비인가 신청을 하지 않았고,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신용카드 분사와 관련 내부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 우리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우리아비바생명, 우리투자증권 등 계열사 노조협의회는 지난달부터 서울 회현동 우리금융 본사에서 카드사 분사에 반대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우리은행 노조는 "현재 경제적 상황은 카드 분사가 실패했던 2002~2004년과 유사하다"며 "정부가 최근 가계부채 증가의 요인 중 하나로 신용카드를 지목하며 영업 자제를 요구하는 분위기인데, 굳이 분사를 하겠다는 건 시기가 부적절한 과욕"이라고 비판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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