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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겨울철 전기대란 막으려면

입력
2011.10.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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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유학 온 학창시절, 가장 행복한 것은 밝은 전등불빛이었고 그 환한 불빛 때문에 더 오랜 시간 책을 읽기도 했다. 하지만 그 시절에도 예기치 않은 정전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갑작스런 정전에 대비해 집집마다 양초를 가장 찾기 쉬운 곳에 보관하곤 했다.

그후 과학기술의 발달로 에너지가 풍족해지면서 언제부터인가 집안에서 양초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정전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통해 사회가 고도화되는 만큼 에너지 공급 시스템도 함께 발달되었다. 덕분에 정전은 이제 어른들의 경험담 속에서나 듣는 현상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지난 늦여름에 경험한 대규모 정전사태는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우리는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배고프고 어려운 시대를 살았다. 기성세대들은 절약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을 당연시했다. 세월이 흐르고 상황이 바뀌어 모든 것이 풍족해진 요즘은 절약하자는 말이 오히려 생경하게 들릴 정도가 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상황은 바뀌었다. 고공행진 중인 기름값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상승 현상이 연일 지속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에너지 절약은 인류에게 더욱 절실한 과제가 되었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가 계속 축적되고 임계점을 넘어 기후변화가 진행된다면 그 피해의 규모와 양상은 우리가 겪은 정전사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같은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2009년 11월, 2020년까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대비 30%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산업부문에서는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배출권거래제와 같은 제도 시행을 통해 기업의 시설투자나 공정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43%가 가정, 수송과 같은 비산업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 국민 개개인의 적극적인 녹색생활 실천이 절실하지 않을 수 없다.

기후변화시대를 맞아 에너지자원 절약은 인류 생존에 꼭 필요한 중요한 일이다. 거창한 것 같지만 마음만 먹으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사용하지 않는 전기코드 뽑기, 실내온도 조절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물 아껴 쓰기, 1회용품 사용 자제, 쓰레기 분리수거하기 등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지난 정전사태가 되풀이되지는 않겠지만 올 겨울철 에너지, 전기 사용량 급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에너지자원 절약을 위한 나의 작은 실천이 지구를 살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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