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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짝,사랑' 짝짓기와 결혼은 별개… 한국인의 심리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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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짝,사랑' 짝짓기와 결혼은 별개… 한국인의 심리 파헤치기

입력
2011.10.2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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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황상민 지음/들녘 발행ㆍ340쪽ㆍ1만3,000원

시작은 미약했으나, 날로 화제가 되고 있는 SBS 커플 매칭 프로그램 '짝'. 각종 사회적 기표를 떼버리고 애정촌에 모인 12명 남녀의 짝짓기를 그린 다큐멘터리는 시청자 찬반이 엇갈리는 속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심리학자 황상민은 "인간의 결혼은 동물의 짝짓기와 달리 참 복잡하다는 것을 엉뚱한 TV프로그램이 잘 보여준다"며 "이런 짝짓기 행동은 그 공간(애정촌)을 떠나 다시 바깥 세상으로 나오는 순간 끝"이라고 토를 단다. 그리고 동물과 다른 인간의 짝짓기, 결혼에 대한 심리를 분석해 이 책을 썼다.

저자는 "짝과 결혼을 꿈꾸는 한국인의 마음은 몇 가지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며 사람들을 기대하는 결혼 유형에 따라 크게 맞춤형, 감성형, 패밀리형으로 나눈다. 맞춤형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따져서 그에 맞는 상대방을 찾는 사람이다. 감성형은 짝과의 로맨틱한 정서가 죽을 때까지 충족되길 바라는 사람이다. 패밀리형은 상대방의 가족부터 따져서 결혼의 조건과 환경을 공고히 하려는 사람이다. 물론 이런 이상은 결혼 후 처참하게 깨진다. 맞춤형은 돈 벌고 자식 키우는 역할만 남은 책임형으로, 감성형은 모든 잘못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좀비형으로, 패밀리형은 자유연애를 열망하는 보헤미안형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상과 다른 결혼 생활을 하는 걸까? 저자에 따르면 한국인은 남들에게 보이는 결혼생활에 집착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한국인에게 짝짓기와 결혼은 '각자 별개의 문제'가 돼버린다. 저자는 짝짓기, 결혼에 대한 심리를 자기관리형, 환상형, 솔로형, 풍류형, 규범형, 종속형으로 나눠 소개하고 이 유형이 만드는 한국의 결혼시장과 결혼 후 갈등 상황을 분석한다.

저자는 "짝과 결혼은 단순히 우리 인생의 한 단면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욕망이 얽히고 설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자기 문제를 인식하는 수준이 거의 미신에 가까울 만큼 무지하다"며 "자신의 욕망의 순서를 매기고, 그 욕망에 충실해지는 것이 짝 찾기의 정석"이란 조언도 곁들인다. 독자 스스로 성격 유형을 진단할 수 있는 '체크 리스트'도 담았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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