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바둑 단체전인 2011 한국바둑리그가 시즌 종반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포스트 시즌 출전팀의 윤곽이 확실히 드러나지 않은 채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8개팀이 출전해 더블 리그 방식으로 팀당 14경기씩 치르는 정규 리그가 지난 주까지 12라운드를 마쳤다. 포스코LED가 8승4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영남일보ㆍ하이트진로ㆍKixx(각각 7승4패), 넷마블(6승6패), 한게임 신안천일염(5승7패), 티브로드(3승9패)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팀간 승수 차이가 크지 않아 앞으로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1위부터 8위까지 모든 팀의 순위가 바뀔 수 있는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다.
특히 상위 4개팀이 출전하는 포스트 시즌에는 현재까지 티브로드만 탈락이 확정됐을 뿐 나머지 7개 팀 모두 아직 가능성이 남아 있고, 어느 팀도 확실히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어쩌면 동률팀이 여럿 나와 개인 승수까지 따져서 아슬아슬하게 팀 운명이 결정될 수도 있다. 그동안 각 팀이 거둔 성적을 바탕으로 겨울잔치에 초대 받을 손님을 예상해 본다.
현재 정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포스코LED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거의 확정적이다. 물론 100% 확실한 건 아니다. 남은 두 경기를 모두 큰 차이로 진다면 벼랑에 떨어질 수도 있다. 또 같은 포스트 시즌 진출이라도 정규 리그 1위로 챔피언 시리즈에 직행하는 것과 2~4위를 해서 플레이오프나 준 플레이오프를 거처야 하는 건 엄청난 차이다.
따라서 포스코LED로서는 반드시 한 번 더 이겨서 자력으로 1위를 굳혀야 한다. 포스코LED의 남은 경기 상대는 한게임과 Kixx다. 전기 리그서 한게임에 4대1로 이겼고 Kixx에게 2대3으로 졌다. 다음 달 3~4일 벌어지는 한게임과의 13라운드에서 팀 운명이 결정될 듯하다.
7승5패 동률로 2~4위에 올라 있는 영남일보, 하이트진로, Kixx는 현재까지 포스트 시즌에 가장 근접해 있다. 그렇지만 남은 경기 일정이 만만치 않다. 영남일보는 티브로드ㆍ하이트진로와 대결하고 하이트진로는 같은 7승팀들인 Kixxㆍ 영남일보와 맞붙는다. Kixx는 1위팀 포스코LEDㆍ 하이트진로와 경기가 남아 있다. 서로 물고 물리는 대진이다. 특히 하이트진로와 Kixx가 최근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반해 영남일보는 2연패로 부진하다는 게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궁금하다.
6승6패로 5위인 이창호의 넷마블은 정규 리그 막판 순위 경쟁에서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수 있는 팀이다. 넷마블의 성적에 따라 사실상 포스트 시즌 출전팀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넷마블이 남은 두 경기를 모두 크게 이기면 상위팀을 제치고 자력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하다. 일단 대진은 좋은 편이다. 자기 팀보다 순위가 낮은 신안천일염 한게임과 대결한다. 모두 전기 리그에서 이겼던 팀들이다. 과연 넷마블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지 관심을 모은다.
한게임과 신안천일염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긴 다음 하늘의 뜻을 기다려야 한다. 팀 분위기도 그리 좋지 않다. 한게임은 최근 3연패로 부진하고 신안천일염은 개인 승수가 너무 적은 게 부담이다.
꼴찌 티브로드는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이미 포스트 시즌 탈락이 확정된 상태다. 하지만 얼마 전에 1위팀 포스코LED에게 일격을 가한 적이 있으므로 이번에도 마음을 비운 상태에서 갈 길 바쁜 영남일보의 빌목을 잡아 막판 순위 경쟁에 뜻밖의 변수로 작용할 지도 모른다.
8개팀이 우승상금 4억원을 향해 경쟁하는 KB국민은행 2011 한국바둑리그는 다음달 중순께 정규 리그를 마치고 상위 4개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스텝 래더 방식으로 최종 순위를 가린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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