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노총이 마침내 다음달 설립총회를 열고 정식 출범한다. 전국지방공기업노조연맹, 교원노조총연맹, 전국도시철도 산업노조 등 7개의 전국단위 연맹을 포함한 100개 단위조직과 노조원 3만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당초 예상보다 규모는 작지만 우리가 제3노총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 동안 두 노총이 양분하고 있는 노동계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알다시피 제3노총의 노동운동 방향은 기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과는 분명히 다르다. 투쟁을 위한 투쟁, 정치와 이념투쟁을 버리고 노사상생의 실리를 추구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과 효율성 제고에 적극 나서고, 이를 통해 기업 발전은 물론 조합원들의 복지 증진을 동시에 이뤄나가겠다는 것이다. 노동운동의 민주성과 투명성, 국민에게 봉사하는 노조의 사회적 책임과 공익성도 강조하고 있다.
제3노총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정체성이 불분명해 당초 적극 지지자로 알려진 현대중공업, KT, 동서발전 같은 대기업 노조들이 참여를 유보하고 있듯이 기존 노조를 끌어들여 세력화하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경제불황 장기화로 여전히 노동계에는 정책적,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는 것도 부담이다. 노동시장의 양극화, 비정규직 문제를 외면하고 제3노총이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에만 매달리다가는 자칫 ‘어용’이라는 비난과 함께 외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제3노총의 탄생이 기존 노동계에 대한 불만과 반발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최근 정치적 상황과 마찬가지로 그만큼 기존 노동계 역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얘기다. 민주노총에 실망한 노조들이 대거 탈퇴하고, 새로 설립한 복수노조의 85%가 독립노조로 남아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제3노총이 이들의 지지까지 받으며 노동계의 새로운 대안세력이 되느냐, 아니냐는 자신들의 선택과 노력에 달렸다. 양대 노총도 제3노총의 출범을 무작정 백안시하거나 폄하하지 말고 성찰과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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