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는 경제성장의 모멘텀을 잃고 있다"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가 말했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해 세계경제는 장기적인 침체국면에 접어들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제 우리나라 경제도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의회 합동연설을 통해 4,470억 달러 규모의 고용창출 법안을 제출하면서, 경기부양의 핵심카드로 '일자리 창출'을 꺼내놓았다.
'일자리 창출'은 침체된 경제 상황에 돌파구를 찾으려는 핵심 요인으로 손꼽힌다. 이는 국내 데이터베이스(DB)산업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올해 약 10조원 규모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DB산업은 특히 2009년도를 기준으로 국내 GDP성장률 3.6% 수준을 3배나 상회하는 11%의 고성장률을 기록하였고, 고용 성장률에 있어서도 전체 서비스산업 부문 중에서 1위를 차지하는 고(高)고용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지속성장이 가늠되는 DB산업에도 전문인력의 수급불균형이라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14년까지 중ㆍ고급 DB인력에 대한 기업의 수요는 약 2만 7,000명 규모인 반면 대학에서 배출하는 중ㆍ고급 DB인력은 약 1만 5,000명 규모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학에서 배출되는 초급 DB인력은 기업의 수요보다 무려 22배나 초과해 심각한 인력수급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수급불일치에 기인한 대학의 '구직난', 기업의 '구인난'은 매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부 DB기업은 외국의 전문인력을 고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DB인력수급 불일치 현상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대학에서는 DB교육을 실무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실습시간을 대폭 확대하여야 하며, 기업에서는 대학의 DB실습이 가능하도록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관건이다. 즉 대학은 졸업생들의 취업 확대를 위해서, 기업은 희망하는 인재를 대학에서 제대로 육성하도록 공존 발전하는 것이 DB 전문 인력양성을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전국 385개 대학에서 DB를 정규교과로 채택하고 있는데 그 전공분야는 실로 다양하다. 컴퓨터공학이나 소프트웨어공학 뿐 아니라 산업공학, 모바일공학, 통계학, 경영정보학, 문헌정보학 등 이공계열과 인문계열까지 DB를 교과과정으로 일부 편성하고 있다. 이러한 DB 전문인력 수급불균형에 발맞춰 학계, 산업, 정부가 다양한 DB관련 이슈들에 대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야만 DB 분야에서의 산ㆍ학ㆍ관 상생 공생이 실현될 수 있다. 세계는 지금 경제성장의 모멘텀을 잃고 있다고 하지만 이러한 DB산업의 산학공생을 통해 소프트파워 시대에 성장의 모멘텀은 다시 일어날 것으로 본다.
한응수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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