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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사람/ 똑똑해지는 인공지능 진화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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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사람/ 똑똑해지는 인공지능 진화 어디까지

입력
2011.10.28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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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을 때면 왜 꼭 ‘머피의 법칙’이 발동하는 걸까. 표정과 포즈가 좋을 때는 플래시가 안 터지고, 제대로 찍혔다 싶으면 꼭 눈을 감기 일쑤다. 하지만 이제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카메라가 척척 알아서 해결해 준다. 자동으로 웃는 얼굴을, 가장 밝고 예쁜 표정을 포착해 찍어준다. 소니 카메라가 선보인 ‘스마일 셔터’ 기능이다. 인공지능이 탑재돼 살짝 짓는 미소든, 입을 벌리고 활짝 웃든 것이든, 미소의 강도까지 설정할 수 있다.

IT제품들이 진화하는 건 인공지능과 만나면서부터다. 인공지능은 말 그대로 인간이 지닌, 생각하고 학습하고 모방하는 능력을 컴퓨터나 기계 등을 통해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만약 인공지능이 향상된다면, 전자제품과 사람이 하는 일은 점점 유사해 질 수 있다.

최근 주목 받는 애플 아이폰4S의 음성인식 기능 ‘시리(Siri)’도 인공지능 기술 중의 하나. 물론 사람이 질문을 하면 응대하는 정도로 고난도 수준은 아니다. 미리 답변을 입력해 놓고 질문이 나오면 답에 가까운 것을 찾아 말하도록 설계한 것으로 이미 1980년대부터 개발된 기술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시리에 열광하는 이유는 초기의 어설펐던 음성인식기술을 뛰어 넘어 실제 대화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기술이 정교해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 단계 진화한 인공지능 제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팬택의 신형 스마트폰 ‘베가LTE’는 손을 대지 않고도 전화 받기가 가능하다. 동작인식기능을 추가한 덕분이다. 전화기의 화면에 손을 댈 필요 없이 손짓만 하면 통화, 화면 전환 등이 이뤄져 요리 등을 하다가 전화를 받느라 분주하던 모습은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

또 LG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로 사람을 따라다니는 청소기 ‘로보싸이킹’을 선보였다. 사용자가 청소기 본체를 끌고 다니지 않고 손잡이만 잡고 움직이면, 청소기가 뒤를 따르며 먼지를 흡입한다. 핵심기술은 초음파 센서. 박쥐나 돌고래가 어두운 곳에서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초음파를 이용하듯 청소기 본체에 달린 센서가 사람이 잡은 손잡이 센서와 음파를 교환하며 위치추적이 이뤄지도록 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기술은 과연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앞으로 로봇이 사람만큼 똑똑해지거나 적어도 이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금까지는 사람의 음성과 행동만을 소화했다면, 다음 단계는 감정인식 기술이라는 것이다. 윤호섭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는 “결국 사람과 동일한 로봇을 만드는 것이 인공지능의 목표”라면서 “음성과 행동, 나아가 감정까지 기술에 담게 될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사람과 소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도 사람의 감정을 읽고 대처할 수 있는 로봇기술은 어느 정도 개발된 상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연구소와 노인돌봄용 로봇에 감정인식기술을 적용해 현지 실버타운에서 시험 서비스 중이다. 로봇은 사람의 뇌파를 측정해 기쁨, 슬픔, 스트레스 등 감정을 알아내고 이에 적합한 목소리 톤으로 위로를 하거나 음악을 틀어준다. 이 기술은 나아가 인간의 뇌가 시키는 대로 로봇이 전화를 걸거나, 컴퓨터를 조작하는 등의 명령을 실행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일본 와세다대학의 타카니시연구소의 경우 사람의 모습을 그대로 모사한 로봇을 제작하고 있다. 성대, 혀, 치아, 내장기관은 기본이고 감정표현까지 가능한 로봇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연구소는 로봇이 때로는 인간을 돕고, 상황에 따라 친구도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 기술들이 발전할수록 노인, 장애인 등의 치료나 돌봄에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자폐아의 사회화나 교육을 위해 인공지능 로봇을 활용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노인 및 영유아 돌봄도 로봇의 몫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무리 인공지능을 가졌더라도 로봇이 자식 손자가 보고 싶은 독거노인의 고독, 사회적 차별 속에서 살아가는 장애인의 외로움까지 과연 달래줄 수 있을는지. 만약 그렇게 된다 해도, 사람과 로봇이 구분되지 않는 게 과연 우리가 꿈꾸는 미래인지는 확실치 않아 보인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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