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장이 도장전문업체 회장으로부터 수년간 지속적으로 금품을 받아 온 사실이 경찰 내사 결과 드러나 사표를 제출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 검사장의 금품수수 행위가 직무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사 종결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전남지방경찰청은 27일 국내 수위의 도장전문업체인 P엔지니어링의 불법 재하도급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신종대 대구지검장이 이 업체 회장 K(62)씨에게서 수년간 금품을 받은 정황이 포착돼 내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4월 P엔지니어링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K씨가 신 지검장에게 돈을 건넨 내역이 적힌 다이어리가 발견되자 신 지검장의 수뢰의혹에 대해 조사해 왔다. K씨의 고향 후배인 신 지검장은 뇌물죄의 공소시효(5년)가 완성되지 않은 기간에만 K씨로부터 9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신 지검장이 받은 금액이 크지 않고, 직무와 관련이 없어 보인다는 등의 이유로 '혐의 없음'으로 내사 종결키로 했다. 경찰은 K씨와 그의 사위 등 3명을 불법 재하도급을 준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K씨가 조사과정에서 신 지검장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부인하다가도 신 지검장에게 돈을 건넨 날짜와 액수가 적힌 다이어리를 증거로 제시하면 묵비권을 행사했다"며 "K씨와 신 지검장 사이에 금품수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대가성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돼 내사 종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지검장은 이날 오후 휴가를 낸 뒤 한상대 검찰총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신 지검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표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는 신 지검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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