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7일 신임 지식경제부 장관에 홍석우(58)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사장을 내정했다. 또 청와대 경호처장에는 어청수(56)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을 임명했다.
충북 청주 출신인 홍 장관 후보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3회에 합격한 뒤 상공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정책본부장, 중소기업청장 등을 역임했다.
경남 진주 출신인 어 처장은 진주고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해 경찰간부 28기로 경찰에 입문한 뒤 대통령 치안비서관, 경찰대학장, 서울경찰청장, 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역대 경호처장 중 경찰 출신은 참여정부 당시의 김세옥 전 경호처장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군 출신인 김인종 전 경호처장이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문제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을 감안해 이번에 경찰 출신을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홍 후보자는 지난 30여년 간의 지식경제부 업무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높은 식견을 바탕으로 국정 현안을 무난히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어 처장은 경비, 정보, 경호 업무 경험이 풍부하며 친화력도 뛰어나 경호처 수장으로서 조직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설명과는 달리 인선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어 처장이 2008년 경찰청장 재임 시절 촛불시위 참가자들의 청와대 진입을 막기 위해 컨테이너를 쌓아 광화문 입구를 막은 일(일명 '명박산성')을 지휘, "소통을 차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어 처장은 공단 이사장에 취임한 지 석 달도 되지 않아 '보은 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 대통령이 선거에서 보여준 젊은 세대의 뜻을 새기겠다면서 '명박산성' 어청수를 경호처장에 임명했다"는 내용의 비판 글들이 올랐다. 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10∙26 선거 결과에 대통령 '젊은 세대들의 뜻을 깊이 새기겠다'. 같은 날 어청수 전 경찰청장을 경호처장에 임명, 요즘 CF가 떠오릅니다.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을 때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대통령이 또다시 '명박산성'을 쌓듯이 국민의 목소리를 차단할 것이냐"고 비난했다.
홍 후보자도 KOTRA 사장에 취임한 지 100일도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일부에선 "사람이 그렇게도 없어서 회전문 인사를 했느냐"는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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