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지역구를 가진 한나라당 대표급 정치인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들 지역구의 여당 득표율이 18대 총선에 비해 급락했기 때문이다.
27일 선관위로부터 제출 받은 서울지역 국회의원 지역구별 득표율에 따르면 36곳의 한나라당 의원 지역구 중 이번 선거에서 나경원 후보의 득표율이 2008년 18대 총선때 얻은 당선자 득표율 보다 높은 곳은 7곳에 불과했다. 10%포인트 이상 급락한 곳도 10곳이나 됐다.
홍준표 대표의 지역구인 동대문을의 경우 나 후보는 45.1%를 얻었는데 이는 18대 총선때 홍 대표가 얻은 표보다 11.7%포인트나 감소한 것이다. 소장파의 대표격인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의 지역구인 서대문을에선 17.1%포인트 떨어져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친이명박계의 좌장인 이재오 의원의 은평을의 경우 나 후보는 43.0%를 얻었는데 이는 지난해 7∙28 재보선 당시 이 의원의 득표율보다 15.3%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정몽준 전 대표의 동작을은 18대 총선에 비해 11.8%포인트, 이혜훈 의원의 서초갑은 13.2%포인트, 정태근 의원의 성북갑은 12.9%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 득표율과 현직 의원이 출마한 국회의원 선거의 득표율은 후보 경쟁력에 따라 큰 차이가 있어 비교할 수 없다는 반론이 있다.
내년 총선 경고등이 켜진 것은 서울지역 한나라당 의원 대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지역 전체 국회의원 지역구 48곳 중 41곳(85.4%)에서 나 후보를 이겼다. 박 시장은 관악구갑(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에서 가장 높은 64.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또 선거기간 동안 자신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했던 무소속 강용석 의원 지역구인 마포구을에서도 60.0%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나 후보는 강남구갑(한나라당 이종구 의원)과 서초구갑(이혜훈 의원)에서 각각 64.8%, 61.9%로 가장 높은 득표율을 보였고, 관악구갑과 관악구을(민주당 김희철 의원)에서 각각 35.6%와 37.6%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나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인 중구에서도 박 시장에게 4.9%포인트 차이로 밀렸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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