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27일 시민사회세력과 손잡고 신당을 창당할 것이란 정치권 안팎의 관측을 부인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당선 인사 차 국회를 방문,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일부 언론에서 제3 정당을 말하는데 저는 한번도 그런 말을 한 적도 없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며 "그럴 것 같으면 처음부터 따로 갔지 민주당과 경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민주주의를 지켜온 민주당을 중심으로 통합과 연대를 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민주당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통합과 변화라는 국민이 바라는 가치를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으며 저도 그 과정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당선 과정에서 민주당에 신세를 진 만큼 향후 정국개편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야권통합에 동참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재보선 결과가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에 안 원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세력들이 규합해 신당 창당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원장은 이날 서울대에서 기자들의 신당 창당과 관련한 질문에 "제가 지금 학교 일 하기도 벅차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 조국 서울대 교수는 서울시장 선거가 끝난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980, 90년대 수많은 희생을 거치면서 민주화를 이룬 사람들을 무시하고 '바깥 세력'이 정치 전면에 나서는 것은 안된다"며 "안 교수가 제3세력을 만들어 국정 심판을 흩뜨리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본인들은 부인하거나 입을 다물고 있지만, 박 시장과 안 원장 주변에선 신당 창당 요구가 언제든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박 시장의 당선을 도왔던 시민사회세력들은 야권통합 과정에서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더욱이 야권통합이 지지부진하게 전개될 경우에는 안 원장의 조기 등판 및 신당 창당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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