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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서울시봉사상 '아름다운 얼굴들' 28일 시상식/ 大賞 박완규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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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서울시봉사상 '아름다운 얼굴들' 28일 시상식/ 大賞 박완규 할머니

입력
2011.10.2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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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성치 않지만 봉사를 나가면 아픈 걸 잊어버려요. 집에만 돌아오면 다시 아프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할 겁니다."

올해 서울시봉사상 대상의 영광을 안은 박완규(74ㆍ사진) 할머니는 편치 않은 허리를 두드리며 이렇게 말했다. 야위고 작은 체구의 박 할머니는 매일 아침 중랑구 묵1동 집에서 나와 2시간 거리에 있는 노원구 상계복지관으로 출근한다. 노숙자들에게 줄 음식을 만드는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서다.

최근 사별한 남편의 병수발을 드느라 잠시 봉사를 쉬었다가 이달 15일부터 다시 복지관에 나가고 있다. 오가는 데만 하루 4시간이 걸리지만 점심은 스스로 해결하면서도 고된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척추 관절 질환 등으로 몸이 성치 않은 할머니는 왜 이 일을 하는 걸까.

"혼수상태에 있다 깨어났는데 우울증까지 겹쳐 죽을 생각을 했지. 하지만 봉사를 하러 가면 즐겁고 아픈 데가 없어져. 그게 이유라면 이유지."

박 할머니는 2006년 비브리오패혈증으로 17일 간이나 혼수상태에 있다 깨어나는 큰 홍역을 치렀다. 그 때부터 봉사는 박 할머니 삶의 일부가 됐다. 이후 성당을 다니다가 성북구 하월곡동 성가복지병원으로 봉사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국립의료원에서도 노인들에게 밥을 해주는 봉사활동을 했다.

박 할머니는 "점심을 먹기 위해 오전부터 300여명씩 바깥에서 줄을 서 있는 노숙자들을 볼 때마다 제 처지를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질적으로 도우면 간단하고 편하겠지만, 내가 그게 안되니 봉사로 하는 게 사명"이라고 말했다.

박 할머니는 국가유공자인 남편이 받는 연금이 주 수입원이었는데, 앞으론 그 액수가 줄어든다. 할머니에게 소원을 묻자 "구청에서 청소하는 일이라도 얻었으면 한다"고 했다.

서울시봉사상은 서울시와 한국일보가 공동 주관으로, 1989년부터 시행해온 서울시민대상 중 봉사부문을 2007년부터 떼어 매년 10월 시상하고 있다. 올해는 각 구청에서 주민 추천을 받은 63명의 시민과 13개 단체를 대상으로 각 구가 실제 봉사활동을 감사했으며, 시 추천 전문가를 비롯한 13명의 심사위원의 심사를 거쳤다.

대상을 수상한 박 할머니를 비롯해 최우수상 5명, 우수상 15명 총 21명의 수상자들은 28일 오후 3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다. 이 자리에는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과 박진열 한국일보 사장이 참석한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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