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혜성 같이 나타난 윤정수(27ㆍ현대삼호중공업)는 모래판을 호령했다. 민속씨름 데뷔 후 3년간 설날장사 백두급(청룡급) 타이틀을 차지했고, 2008년 천하장사에도 등극했다. '전성기'를 누렸던 윤정수에게 적수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부상 등이 겹치면서 급격하게 무너진 윤정수는 급기야 '게으른 천재'라고 불리게 됐다. 지난해 민속씨름의 유일한 프로팀인 현대삼호중공업으로 거액을 받고 이적한 뒤 부활을 노리고 있는 윤정수를 지난 25일 전남 영암의 훈련장에서 만났다.
식습관, 생활 패턴 '모두 다 바꿔'
180㎏에 육박했던 윤정수의 몸무게는 160㎏으로 줄었다. 대한씨름협회에서 체중 상한제(160㎏ 이하)를 도입하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윤정수는 "씨름의 인기 부활을 위해서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건강을 위해서라도 몸무게를 빼야 한다"고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체중 관리에 돌입한 윤정수는 운동량을 2배로 늘리는 한편 음식양은 절반으로 줄였다. "닭 가슴살과 야채 위주로 먹고 있다. 체력이 떨어졌을 거라고 주위에서 얘기하는데 전혀 문제 없다."
식습관뿐 아니라 생활 패턴도 달라졌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친구들과 어울렸는데 올해 6월 이후에는 딱 한 번 만났다"고 털어놓았다. 친구를 만나는 대신 체계적인 인성교육 시스템이 갖춰진 팀에서 영어ㆍ한자 공부에 열중하는 등 생활 패턴이 180도로 바뀌었다.
'탈모 예방'은 천하장사 타이틀로
윤정수는 2009년 9월 증평인삼배 전국장사 대회 이후 2년간 무관에 그쳤다. 모래판을 호령했던 윤정수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 그는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탈모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고백했다.
스트레스 해소의 특효약은 장사 타이틀뿐이다. 매일 1시간씩 웨이트를 하고 있는 그는 "샅바 잡는 법 등 바뀐 규정에 대한 적응기간이 긴 편인데 이제 힘과 기술 모두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또 현대에는 황규연과 이슬기 등 백두급의 스파링 상대가 훌륭하다. 라이벌이지만 이번에는 꼭 이기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윤정수는 내달 22~27일 열리는 천하장사 대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성기보다 더 많은 훈련을 하고 있다. 천하장사를 다시 한번 차지해 윤정수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겠다."
한편 씨름 단체 리그전인 2011 한씨름 큰마당 북부리그 3차 대회가 28~30일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린다.
영암=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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