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서 '창원 세계아동문학축전'이 열리고 있다. 창원은 이원수 선생의 '고향의 봄'의 무대다. 선생은 노랫말 속에 등장하는 '꽃대궐'인 창원 소답동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셨고 마산 오동동엔 노랫말을 쓴 창작 터가 남아있다.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한민족의 아리랑'인 '고향의 봄'의 도시에서 열리는 행사여서 더 깊은 의미가 있다.
세계라는 이름을 내세운 만큼 이 축전에 베스트셀러 그림동화 의 저자, 독일의 프란체스카 비어만씨가 초대됐다. 책에는 그녀의 나이를 소개하지 않아 궁금했는데, 축제의 개막연설에서 그녀는 1970년생으로 밝혔다. 우리 나이로 마흔 두 살이다.
그녀는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그림동화 작가다. 그녀는 가족들의 긍정적인 삶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제게는 창의력을 존중해주고 지원해주신 부모님과 형제자매가 있었습니다.' 나는 그 말에 큰 공감을 했다. 가정이 곧 창작의 모태여야 한다는 것은 내 생각이기도 하다.
20세기 이전까지는 상처가 치유의 문학을 만들었다면, 21세기는 행복을 아는 사람이 영혼을 울리는 따뜻한 글을 쓸 것이다. 내 문학제자 중에 그림 실력이 좋은 학생이 있다. 차제에 그가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해서 그림동화 작가가 되길 권해보고 싶다. 미래의 작가에게 창작만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 프란체스카 비어만씨와의 만남에서 배운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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