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조폭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부산지역에서도 조직폭력배 일당이 대학 캠퍼스 내 호텔을 사흘간 무단 점거한 채 난동을 부린 사실이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부산 모 국립대 복합건물 내 호텔운영권을 강탈하기 위해 호텔에 난입, 업무를 방해한 혐의(폭력행위 등)로 폭력조직 '광안칠성파' 조직원 양모(40)씨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5월30일 오전9시50분께 호텔에 난입, 수돗물을 끊고 직원과 호텔 고객들에게 욕설과 행패를 부리는 등 3일 간 업무를 방해한 혐의다. 이들은 유치권 전문 브로커 박모(39)씨로부터 46억원에 달하는 호텔 사업운영권을 빼앗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5월30일과 31일, 6월9일 세 차례 호텔에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업무를 방해한 사흘 간 검은 양복차림으로 호텔 입구에 도열, 90도 인사를 하는 등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면서 투숙객에게 욕설을 하는 등 갖은 행패를 부렸다. 조폭 일부는 난입 첫날 호텔에 투숙까지 하는 여유를 부렸다. 경찰은 "말썽을 우려해 쉬쉬하던 호텔 측에서 피해가 커지자 6월8일 수사를 의뢰했고, 폐쇄회로TV 확인을 거쳐 용의자들을 검거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경찰청은 지난 9월 검찰 송치 이후에도 공개하지 않다 한 달이 지난 이날 이 사건을 검거실적으로 발표, 뒷말이 나오고 있다. 학기 중 대학 캠퍼스에서 조폭이 활개를 치는데도 경찰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치안허점을 감추기 위해 비공개로 했다가 최근 인천지역 조폭 난동사건으로 불신이 고조되자 위신 회복용으로 묵은 사건을 꺼내든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당시 피의자들이 불구속 처리돼 굳이 공개하지 않았으나 부산지역 조폭의 실상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언론에 밝히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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