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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에 등돌린 서울민심 변화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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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에 등돌린 서울민심 변화를 택했다

입력
2011.10.2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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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실시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시민단체 출신의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이에 따라 민심이 기성 정치에 등을 돌리고 정치권 대변화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99.9% 개표가 진행된 27일 새벽 2시 현재 무소속 박 후보는 53.4%의 득표율을 기록해 46.2%를 얻은 한나라당 나 후보보다 7.2%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KBSㆍMBCㆍSBS 등 방송 3사는 이날 합동 출구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 후보가 54.4%를 얻어 45.2%를 얻은 나 후보보다 9.2%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박원순 당선자는 "시민은 권력을 이기고, 투표가 낡은 시대를 이겼다"며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선택했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야권 승리ㆍ여당 패배가 현실화함에 따라 정치권은 대격변에 휩싸일 전망이다.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 구도도 크게 요동치게 됐다. 한나라당 지도부에 대한 재보선 책임론이 분출하면서 여권은 자중지란에 빠지고,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국정 장악력은 급속히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여권에서 한나라당 개혁론이 제기되고 야권 내에서 신당 창당론이 힘을 얻으면서 정계 개편이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야권은 향후 정국 주도권을 쥐는 한편 총선과 대선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이번 선거에서 시민사회 진영이 약진함에 따라 민주당이 야권통합 과정에서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번 재보선 결과는 이 대통령의 임기 말을 맞아 정권 심판 기류가 강하게 형성된 가운데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논란 등으로 민심이 돌아섰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오세훈 전 시장이 무상급식을 둘러싼 시의회와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주민투표라는 극단적 방법을 택함으로써 보선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 패인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정치권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이 이번 선거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 승리를 계기로 시민사회 세력이 정치 전면에 등장하고, 기존 정치는 재편의 길로 내몰릴 수도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원에 나서면서 대선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안 원장이 승리함으로써 안풍(安風)은 더욱 세력을 키워 기성 정치권을 강타할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4년여 대세론을 이어온 박 전 대표는 서울시장 보선 지원에 나섰지만 패배함으로써 적지 않은 상처를 입게 됐다. 대선 행보의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48.6%의 투표율을, 전국적으로는 45.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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