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 후보가 26일 부산 동구청장 보선에선 패배함에 따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아쉬움을 갖게 됐다. 문 이사장이 지원에 나선 부산 동구청장 선거가 사실상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문 이사장 간 대리전으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 이사장은 서울시장 보선에선 박원순 후보의 당선에는 기여함으로써 체면치레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문 이사장이 절반의 패배,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 같다" "현실의 벽을 실감하게 됐을 것이다" 등의 평가가 나왔다.
이처럼 문 이사장의 첫 정치적 시험대인 이번 재보선 결과만으로 그의 정치적 득실은 명확히 갈리지 않는다. 부산 동구가 한나라당의 텃밭인 점을 감안하면 문 이사장이 지원한 야권 후보가 36.59%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그가 상임대표로 있는 '혁신과 통합'이 서울과 부산에서 범야권 단일 후보를 당선시켜서 향후 야권통합 국면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려던 계획에는 숨고르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문 이사장이 내년 총선에서 부산 출마를 포함한 정치 활동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번 재보선에서 지원군 역할로는 한계가 드러난 만큼 본인이 직접 부산∙경남(PK)지역에서 야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문 이사장이 내년 총선에서 야권의 PK 진출을 견인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서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문 이사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안 원장은 박 전 대표와의 대리전으로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 박 전 대표를 위협할 수 있는 대항마의 입지를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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