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나눔이면 충분하더군요."
육군 39사단 이희제(44ㆍ학사15기) 중령은 '1%의 사나이'로 통한다. '파병수당 1% 기부운동'으로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 11명의 생명을 살렸다.
그는 2005년 이라크 자이툰부대에 파병되면서 동료 9명과 함께 파병수당의 1%를 모았다. 황량한 전장에서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봐야 20만원에 불과했지만 6개월을 모으니 120만원으로 불었다. 마침 인터넷을 통해 150만원이면 심장병 어린이 1명의 수술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했고, 돈을 조금 더 보태 1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9명의 의기투합은 부대 전체로 퍼졌고, 이 중령이 속한 공병대대 320명 중 211명이 모금에 동참해 1,000여만원을 모았다. 귀국 후에도 꾸준히 1% 기부운동을 전개해 총 11명이 수술을 받았고, 소식을 전해들은 한국심장재단이 지원해 5명이 더 수술대에 오르는 '작은 성과'도 있었다.
이 중령은 26일 "작은 노력이 큰 변화를 가져온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다"며 "앞으로도 1% 기부운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 17보병사단 군악대장 백영기(36ㆍ특수사관 군악2기) 대위는 어려서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악기를 살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트럼펫을 배워 경희대 음대에 진학했고, 2003년 소위로 임관했다.
백 대위는 2006년 낙상사고로 목뼈가 골절돼 80일 넘게 투병하면서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 이후 군으로 복귀하면서 '내가 받은 것을 남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주말이면 수원의 한 사회복지원을 찾아 아이들에게 관악기를 지도하고 있다. 백 대위는 "10년 후 아이들과 작은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날 이들 개인과 단체를 군의 사회공헌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한편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ㆍ33)와 한덕현(35)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군에 대한 국민의 재능기부자로 선정됐다. 국방부 홍보지원대에서 활동한 싸이는 제대 후에도 무료로 장병 위문공연을 하고 있고, 한 교수는 공군 조종사와 가족의 치료에 도움을 주고 있다. 시상식은 27일 오전 11시 서울 신길동 공군회관에서 열린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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