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회가 넘는 허위 주문을 내는 수법으로 증권사 실전투자대회에서 우승하고 수억원대 매매차익을 챙긴 투자자가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주식 시세 조종 등 불공정 거래를 일삼아 온 A씨 등 16명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작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5개 증권사가 주최하는 8개 실전투자대회에 참가해 대회당 수천 만원에 달하는 상금을 탈 목적으로 시세 조종에 나섰다. 대회에 참가한 계좌를 통해 특정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한편, 다른 계좌를 통해선 대규모 허위매수 주문을 반복적으로 냈다. 이런 방식을 통해 주가가 본인이 생각한 목표가격 이상 오르면 대회 참가 계좌에서 사들인 주식을 팔아 시세차익을 내고 허위매수 주문은 취소하는 방법을 되풀이했다.
A씨가 시세 조종 대상으로 삼은 주식은 총 22개 종목. 평균 10분 가량의 초단기 매매를 7,000회 이상 되풀이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A씨는 이를 통해 참가한 8개 대회 모두에서 1위에 올라 총 1억7,500만원의 상금을 획득했고, 2억원이 넘는 매매차익까지 챙길 수 있었다.
증선위는 "증권사들이 실전투자대회를 개최하는 경우 참가자의 불공정 거래를 차단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투자자들도 특별한 사유 없이 단기간에 급등하고 허수 주문이 빈번한 종목에 대해서는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식거래가 정지된 종목의 최대주주가 외부감사인을 속여 감사 적정의견을 내도록 한 뒤 보유주식을 팔아 부당이득을 취하려 한 사례도 적발됐다. 2009년 3월 감사의견 거절로 회사 주식거래가 정지되자, 이 회사 최대주주인 B씨와 전 대표이사 C씨는 사채 220억원을 끌어들여 구 경영진이 횡령한 자금 중 일부를 회수한 것처럼 외부감사인을 속였다. 결국 외부감사인은 감사보고서를 적정의견으로 다시 냈고, 주식매매가 재개되자 C씨는 보유주식 376만주를 팔아 22억 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