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혼을 담아야 한다는 철학이 가맹점에는 수익을, 소비자에게는 신뢰를 안겨준 것 같습니다."
26일 오후 경기 용인의 참숯바비큐치킨 전문점 '훌랄라' 본사. 김병갑(43ㆍ사진) 회장은 감회가 남다른 표정이었다. 1999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이후 12년 만에 최근 훌랄라가 가맹점 1,000개를 돌파, 바비큐치킨 전문점으로는 확고한 1위 자리에 오른 것. 한때 여성 패션사업을 하다 18억원의 부도를 맞고 자살까지 생각했던 그가 프랜차이즈 업계의 대표주자로 우뚝 섰으니 어쩌면 감격스러운 건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그 뿐이 아니다. 올해 또 한번의 도전에 나서 훌랄라의 성공신화를 커피전문점 영역에서도 새롭게 써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올 들어 김 회장은 고민이 많았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치킨매장일 정도로 시장은 점점 포화상태가 돼 가고 있는 게 현실. "전국에 치킨 집이 5만개 정도는 됩니다. 훌랄라를 지금처럼만 유지해도 먹고 살지만 앞으로의 성장속도가 낮은 게 사실입니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기였죠."
그래서 눈을 돌린 게 커피전문점 사업이다. 다들 의아해했다. "평생 닭만 알던 사람이 무슨 커피냐"는 우려와 만류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커피사업을 해보자는 부사장의 조언이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 회사 최순남 부사장은 김 회장의 아내다. 김 회장은 "사실 8년 전, 4년 전에도 커피사업을 생각했지만 실패가 두려워 접었는데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올 6월 '라떼떼커피' 브랜드를 출시했다. 그러나 커피전문점 시장도 포화상태이기는 마찬가지. 업계 1위인 카페베네가 최근 700호 점을 내는 등 전국에 커피전문점이 1만여개에 달한다.
"그래도 5만개인 치킨매장보다는 훨씬 해 볼만 하지 않느냐"는 특유의 긍정적 사고와 공격적인 투자를 앞세워 서울 신촌에 라떼떼커피 1호 점을 냈다. 일단 초반 성적은 꽤 좋다. 김 회장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며 "일부러 커피매장만 30여개에 달하는 신촌을 택했는데 지금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빈다"고 흐뭇해 했다. 브라질 등 5개국 원두를 로스팅한 고급 커피는 물론 명품 수제 초콜릿, 케이크 등의 메뉴를 갖춘 라떼떼커피는 현재 서울과 인천, 부산, 광주에 5개 매장이 영업 중이고 나머지 20곳도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다.
용인=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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