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순회재판소에서 25일 '개똥 주인 찾기' 재판이 열렸다. 4월 한 주민이 산책할 때 데리고 나온 흰색 강아지 벡스터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았다며 이웃이 고발한 사건이다. 개 배설물을 치우지 않으면 250달러까지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고발된 주민이 억울하다며 1,200달러를 들여 재판을 청구, 이웃간 시비는 법정까지 갔다.
미 전역에서 애완동물 배설물 다툼이 심각한 문제로 부각된 탓인지 재판은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신문 1면에서 벡스터 소송을 전한 워싱턴포스트는 서너 시간 진행된 재판을 트위터로 생중계했다.
애완견 배설물을 치우지 않는 미국인들은 1,6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게 일상인 미국인의 뒤에 감춰진 모습이다. 양심불량자가 많은 이유는 배설물 처리를 법으로 강제하고 있지만, 개인의 도덕심에 맡겨 놓고 있기 때문이다. 페어팩스카운티는 1999년 이후 애완견 배설물 때문에 벌금을 문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양측이 증인까지 내세워 진실 공방을 편 재판은 결국 무죄로 끝났다. 워싱턴 근교에선 비슷한 다툼이 자주 발생하자 애완견 DNA를 미리 확보해 배설물 지문(PooPrint)을 추적하는 첨단 기법까지 동원되고 있다. 애완견 사전 등록비 30달러에 배설물 검사비 60달러를 받고 배설물 지문을 확인해주는 바이오펫 수의연구소는 서해안과 중서부로 확장할 만큼 성업 중이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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