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티베트족 자치지역에서 올해 들어 열 번째 분신자가 나왔다. 또 다른 소수민족 주거지인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에서도 민족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데 중국 당국은 이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강경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도에 있는 티베트 인권ㆍ민주주의센터는 38세의 티베트 승려 다와 체링이 25일 오전 중국 쓰촨(四川)성 간즈 자치주에서 분신했다고 발표했다. 분신 당시 티베트의 자유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귀환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친 그는 현재 상태가 위중하며 생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중국에서 티베트 승려의 분신은 2009년 3월 시작됐으며 올해 들어서는 9명의 남자 승려와 1명의 여자 승려가 몸에 불을 붙였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티베트 지원단체 프리 티베트의 대변인 스테파니 브릭든은 "중국 당국이 티베트 종교를 억압하고 달라이 라마의 귀환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티베트 승려들의 분신사건이 잇따르는 것은 달라이 라마의 부추김이 있기 때문"이라며 "분신사건은 사회 안정을 해치는 테러행위와 같다"고 비난했다.
네이멍구 자치구에서도 민족갈등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20일 네이멍구 자치구 남부 오르도스(鄂爾多斯)에서 목초지를 보호하려던 몽골족 목동이 에너지업체 연료 수송 트럭에 치여 숨진 뒤 탄광 개발을 추진하는 한족과 몽골족이 갈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몽골족 인권단체 남몽골인권정보센터는 25일 "중국 정부가 목동의 권리를 보호하고 광업을 규제하겠다고 약속하고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약속을 지킬 때까지 시위할 것을 촉구한다"는 공지를 웹사이트에 올렸다. 이 단체는 또 중국 정부가 최근 현지 몽골인의 집회 또는 회합을 금지하는 등 감시와 경계를 강화하는 한편 숨진 목동 가족의 외부인 접촉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5월에도 몽골족 2명이 광산업체의 한족 운전사가 모는 트럭에 치어 숨진 뒤 민족갈등으로 확대돼 네이멍구 지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난 적이 있다. 당시 네이멍구 자치구의 환경과 경제 개선을 약속하고 트럭 운전사를 사형시켜 사태를 수습한 중국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규모 시위가 또 일어날 것을 걱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26일 테러행위와 테러단체에 대한 정의 등을 담은 반테러법을 심의하는 등 테러문제의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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