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 80년대 영화 '어제 내린 비' 등에 출연하며 청춘스타로 인기를 끈 영화배우 이영호(60)씨가 라디오 DJ로 다시 대중앞에 선다. 8세 때 망막색소변성증 판정을 받은 이씨는 영화배우로 전성기를 누리다 시력을 상실하면서 잠적했다. 현재는 시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로 밝음과 어둠만 구별할 수 있다. 27일 열린 KBS 라디오 프로그램 개편설명회에 참석한 이씨는 "사실 실수할까봐 굉장히 겁을 먹고 있지만 마음을 크게 먹고 작은 실수는 스스로 용서하면서 진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시각장애인 전문 라디오 프로그램 KBS 3라디오(104.9㎒) '우리는 한가족'의 DJ를 맡아 다음 달 7일부터 진행한다.
영화 '낮은 데로 임하소서'에서 주인공인 시각장애인 안요한 목사 역을 맡아 82년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을 받고, 미국 뉴욕대에서 영화를 전공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친 이씨는 촉망받는 배우였다. 이장호 감독의 동생으로도 유명하다. 시력을 잃고 한동안 경남 통영에 내려가 숨어지냈다는 그는 2000년부터 5년간 EBS 라디오 장애인 대상 주간 프로그램 '희망의 한가족'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문서 파일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야 해 라디오 진행 때 헤드셋 두개를 착용해야 한다. 이씨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커다란 운명을 스스로 피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 나이 먹어서 깨닫게 됐다"며 "능력이 닿는 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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