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테너'의 하나였던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세상을 뜬 뒤 플라시도 도밍고와 함께 '2대 테너'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호세 카레라스(65ㆍ사진)가 다시 한국을 찾는다. 그는 2007년 이래 매년 한국에서 노래를 들려줬다.
11월 23, 24일 이틀 연속 열리는 이번 공연은 카레라스의 마지막 방한 무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예측 때문에 더욱 의미가 깊다. 그는 1987년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당시 파리에서 '라 보엠' 영상 촬영 중 쓰러진 그에게 의사는 10% 생존 가능성을 선고했지만, 기적적으로 완쾌했다. 난치병을 극복한 뒤 그는 더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줬다. 89년 재기 무대에서 15만 관중이 모인 가운데 불렀던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의 마지막 소절은 인간 승리의 한 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투병과 재기를 다룬 다큐드라마 '삶의 이야기(A Life Story)'는 에미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그는 그간 한국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3월 공연을 위해 방한했을 때 서울 성모병원을 찾아 어린이 백혈병 환자들에게 자신의 투병 중 경험을 들려주고 기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공연을 기획한 9엔터테인먼트에 "기업체나 기관들의 초청 관람 대신 일반 대중과 가까이 하고 싶다"며 한국팬들과의 직접적 만남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무대의 지휘자는 일급 성악가들의 세계 투어 콘서트 전문 지휘자로 자리를 굳힌 데이비드 히메네스. 2008년 안드레아 보첼리 내한 당시 함께했던 소프라노 마리아 루이지아 보르시도 만날 수 있다. 서울 필하모닉 협연. 오페라 아리아, 가곡 등을 들려준다.
최근 3,100석의 전문 공연장으로 일신한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의 새 모습이 기대된다. 무대 전면 좌우로 대형 영상이 설치된다. 오후 8시. 1544-1555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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