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인삼종주국이라는 말은 옛말이 될지도 모른다. 고려인삼이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삼전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치열하다. 20조원 규모의 전 세계 인삼시장에서 고려인삼은 이미 북미 지역에서 대량 생산되는 화기삼에 크게 밀리고 있다.
26일 밤 12시 55분 방송하는 SBS 다큐멘터리 '글로벌 경쟁시대, 소리 없는 인삼 전쟁'은 세계 인삼 전쟁에서 고려인삼의 위상과 현 주소를 분석하고 고려인삼의 브랜드 가치를 재조명한다. 고려인삼을 위협하는 것은 화기삼만이 아니다. 중국은 국가 주도 아래 백두산 일대의 동북 3성 지역에서 농약을 뿌리지 않는 청정삼을 재배해 '창바이산 인삼'이라는 브랜드로 세계 인삼 시장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 저품질 인삼을 고려인삼으로 둔갑시켜 한국산 인삼의 이미지를 훼손하기도 한다.
중국산 인삼의 시장 확대는 유럽에서 인삼 소비가 많은 덴마크의 예를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코펜하겐의 건강식품점에 있는 인삼의 대부분은 중국산 인삼을 이용한 유럽 제품이다. 고려인삼이 설 자리가 그만큼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국내 20~40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비싼 약재'라는 등 인삼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이 많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우리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고려인삼의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