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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에 어울리지 않게… 에릭손 초라한 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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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에 어울리지 않게… 에릭손 초라한 말년

입력
2011.10.25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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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종가'의 역사를 바꾼 명장 스벤 예란 에릭손(63) 감독이 잉글랜드 챔피언리그(2부리그)의 레스터 시티에서 성적 부진으로 해임되는 수모를 당했다.

레스터 시티는 25일(한국시간) 구단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상호 합의에 따라 에릭손 감독과 결별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2일 밀월을 상대로 당한 0-3 참패의 영향인 듯 하다.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사상 가장 성공한 지도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그가 2부리그 팀에서 성적 부진으로 불명예 퇴진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에릭손 감독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을 5년이나 이끌었다. 1990년대 이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가운데 최장 재임 기록이다.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은 지난 2000년 표류를 거듭하고 있었다. 숙적 독일과의 2002 한일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서 0-1로 패배한 데 이어 한 수 아래로 여겨진 핀란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기자 케빈 키건 대표팀 감독의 해임을 요구하는 여론이 끓어 올랐다.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자국 출신 사령탑 만을 고집해온 전통을 깨뜨리고 '구세주'로 영입한 이가 라치오(이탈리아) 사령탑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던 에릭손 감독이다.

2001년 1월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에릭손 감독은 '축구 종가'의 숙적을 차례로 격침시키며 팬들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2001년 9월 뮌헨에서 열린 한일 월드컵 예선 원정 경기에서 독일을 5-1로 대파했고 본선 조별리그에서는 포클랜드 전쟁으로 '원수의 나라'가 된 아르헨티나에 조별리그 탈락의 충격을 안겼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에릭손 감독은 유로 2004, 2006 독일 월드컵 본선에서도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었다. 과감한 물갈이로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씨오 월콧(아스널) 등을 스타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그러나 에릭손 감독은 잉글랜드 대표팀을 떠난 후 평탄치 못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07년 맨체스터 시티 사령탑에 앉았지만 10개월 만에 구단주로부터 해고됐고 멕시코, 코트디부아르 대표팀 감독을 맡았지만 모두 단명했고 결국 레스터시티에서도 실패하며 명장의 체면을 구겼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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