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점에 전시돼 논란이 됐던 무아마르 카다피의 시신이 25일 사하라 사막에 매장됐다.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는 "카다피의 시신을 새벽 5시께 비밀 장소에 매장했으며 그를 지지하던 성직자 3명이 참석해 간단한 이슬람 의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24일 늦게 카다피의 시신이 있는 정육점에 차량 3대가 왔고 이후 정육점이 비어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카다피의 시신은 4남 무타심, 전 국방장관 아부 바크르 유니스의 시신과 함께 일반에 공개됐는데 시신을 보기 위해 드나드는 사람들로 정육점 냉동고가 제 기능을 못해 심하게 부패됐었다. NTC는 당초 카다피가 교전 중 사망했다고 했다가 사망 원인들 두고 논란이 일자 시신을 부검했다. 하지만 부검 결과는 공개하지 않은 채 이날 시신을 매장했다.
유엔과 인권단체들은 카다피가 교전 과정에서 숨졌는지 처형당했는지 명확히 밝히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다. 한 시민군이 "카다피를 쐈다"고 밝힌 데다, 카다피의 마지막 순간을 담은 동영상이 그의 처형 가능성을 담고 있어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무타심 또한 생포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그가 체포된 뒤 처형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24일 "시르테의 호텔에서 카다피 지지자로 보이는 시신 53구가 발견됐는데, 일부는 손이 뒤로 묶인 채 총살됐다"며 NTC에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한편 카다피의 자식 중 유일하게 소재 확인이 안 되는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은 시리아 알라이 TV에 보낸 육성 메시지에서 "나는 리비아에 있으며 자유롭다"면서 "끝까지 복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FP통신은 니제르 소식통의 말을 빌려 "알이슬람이 현재 리비아와 니제르의 국경 근처에 있다"며 그의 월경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이동현기자 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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