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재연하기 어려운 만큼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 사회통합과 동반성장을 이룰 한국만의 독자적인 길을 찾아야 한다고 국내외 경제학자들이 진단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4일 개원 40주년을 맞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민주와와 세계화 시대 한국경제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첫 발표자인 드와이트 퍼킨스 미국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우선 "한국이 앞으로 경제성장률 4~5%를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역사적 통계에 따르면 과거 고도성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거라는 한국민들의 기대는 비현실적"이라며 "대부분의 나라가 국민소득 1만~1만6,000달러 사이에서 성장률 둔화를 경험했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는 후발 국가의 일반적인 '선진국 따라잡기' 전략이 한계에 다다른 결과라는 게 퍼킨스 교수의 설명. 그는 한국이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계속 소득을 늘려가려면 연구ㆍ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서비스업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이런 노력이 이뤄진다면 한국 경제가 2010~2020년 사이 연평균 4.55%, 2020~2030년에는 3.29%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이 교육ㆍ산업 등에 대한 지속 투자로 생산성을 향상시켜 미국보다 2%포인트 높은 성장률(한국 4,5%, 미국 2.5% 성장 가정)을 유지한다면 20년 후 미국의 소득수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하지만 파베즈 핫산 전 세계은행 동아시아 수석 연구원 등은 인구 통계와 생산성 문제 등을 봤을 때 이는 지나친 낙관이라고 지적 했다.
추가적인 경제 도약을 위해서는 그 동안의 선진국 벤치마킹에서 벗어나 한국만의 독자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한국이 처한 상황은 중국의 급속한 성장과 남북통일에 대비하면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야 하며 동시에 동유럽 국가들보다도 낮은 복지 등 사회통합 분야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 제고 ▦서비스업 생산성 향상 ▦대기업과 창업기업 혁신 장려 등의 해법이 제시됐다. 아울러 ▦금융시스템을 더욱 안정시키고 ▦세금수입을 늘려 사회적 서비스도 확대해야 한다고 참석자들은 지적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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