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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세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 15권 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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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세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 15권 완간

입력
2011.10.24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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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이현세(55)씨가 학습만화 <만화 세계사 넓게 보기> (녹색지팡이 발행) 15권을 완간했다. 첫 권 발행 이후 3년 만이다. 마지막권 <세계의 오늘과 내일> 출간에 맞춰 24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이현세 만화가 다른 세계사 만화와 다른 점은 디테일에 있다"며 "독자들이 만화의 배경, 소품만 보고도 그 시대로 빨려 들어갈 수 있도록 신경 썼다"고 말했다.

신작은 2005년 완간된 <만화 한국사 바로 보기> (전10권ㆍ녹색지팡이)에 이어 이씨가 두 번째로 선보인 역사 학습만화 시리즈. 이씨 만화의 주요인물인 까치, 엄지, 두산, 동탁이 어린이가 되어 인류의 탄생부터 최근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까지 시간여행을 하며 세계사의 주요 사건들을 소개한다. 특히 각 시대의 유물, 건축, 복식 등을 세밀히 묘사해 역사 만화의 장점을 살렸다. 강주현 전영신 김기정 등 스토리 작가가 글을 쓰고 구학서 정하현 등 역사교육연구회 학자들이 감수했다.

이씨는 "한국사와 세계사의 연관성을 인식하면서 편견 없이 다른 나라의 역사를 소개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며 "특히 권력의 이동보다 백성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예컨대 나폴레옹 이야기를 다룰 때 나폴레옹의 권력욕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가 정복한 국가의 백성에게 무엇을 해주었는지를 물어보는 식이다. 이 부분에서 작가는 '정복지에서 나폴레옹이 환대를 받은 건 백성에서 자유를 주었기 때문이다'는 흥미로운 해석을 내린다.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그 동안 세계사에서 소홀히 했던 제3세계의 역사를 심도 있게 다룬 점도 눈에 띈다. 이씨는 "창작 만화는 작가 개인의 가치관으로 마음대로 그리지만 역사만화는 출판사와 논의하고 감수를 받아야 한다. 새롭게 공부하면서 그 동안 나의 역사관, 가치관을 돌아보고 절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가 학습만화로 눈을 돌린 계기가 된 것은 <천국의 신화> 필화 사건. "이 사건으로 만화가로서 내 자리가 없어졌다"고 회고한 그는 "학습만화를 연재하며 어린이 독자에게 만화가 이현세를 알릴 수 있었고 다음 만화 작업을 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전작 <만화 한국사 바로 보기> 는 이제까지 약 200만부 가량 팔렸다. "필화 사건을 겪고 얻은 결론은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거죠. 40대의 이현세가 없어졌지만, 그 이후에 작가들의 표현의 자유가 비교적 지켜졌으니까요. <천국의 신화> 는 작가 개인에게는 아픔으로 남은 작품입니다."

이씨는 앞으로 <만화 삼국지> 를 선보일 계획이다. "남은 50대에 이제까지 한국에서 나온 만화 삼국지와 다른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60대에는 뭘 할지 정해두지 않았지만, 70대에 할 작업은 정해뒀어요. 손자손녀에게 주는 동화를 그릴 겁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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